금융감독원이 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과 관련해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금감원은 지난 10일 제10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동양생명 부문검사 조치안을 심의해 동양생명에 기관경고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관련 임원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 직원에게는 면직에서 주의 사이의 제재를 의결했다. 이는 금감원이 올 3월 동양생명에 사전 통보한 기업대출 일부 영업정지와 임직원 문책 경고보다는 낮아진 조치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이 장기간 수입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하면서 대출자의 신용상태와 담보물 확인을 소홀히 하고 대출자의 채무상환능력을 평가하지 않은 채 대출한도를 지속해서 확대하는 등 보험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동양생명은 2016년 말 육류가격을 부풀려 담보로 맡기거나 담보를 중복으로 설정하는 방식의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으로 38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본지 2016년 12월30일자 A14면 참조

육류담보대출은 유통업자가 보관 중인 육류를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빌려 추후 육류를 판매한 돈으로 대출금을 갚는 형식이다. 육류담보대출 관리 과정에서 일부 차주가 담보물에 이중담보를 설정하는 수법으로 동양생명 등 14개 금융회사에서 58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동양생명은 이 가운데 3800억원 규모의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6일 제9차 제재심의 회의에서 진술 절차가 끝나지 않아 이날 10차 회의에서 속개해 심의를 끝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후 금감원장 결재를 통해 제재 내용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징계가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매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생명을 인수할 곳의 재무건전성, 주주 적격성 등을 살피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징계가 매각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