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더워진 요즘… 멋 낸듯 안 낸듯, 리넨
5월인데도 반팔 옷을 입은 사람이 많아졌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소재의 옷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마식물 줄기에서 얻은 식물성 천연섬유 ‘리넨(linen)’이다. 리넨은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밖으로 잘 발산시켜 입었을 때 시원한 느낌이 드는 소재다. 바람이 잘 통해 세균이 번식하지 않고 세탁이 쉬워 관리하기 편한 것도 리넨 소재의 강점이다. 리넨은 기원전 3500년께 고대 이집트의 교역 물품에 등장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우리나라 고조선 시대에도 리넨, 마 소재 옷을 두루 입었다고 전해진다. 리넨은 요즘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 주로 생산된다. 와인처럼 리넨도 씨실과 날실을 짜는 방식, 가공법, 원산지 등에 따라 수백 가지에 달한다.

단정하고 시원한 리넨 셔츠

여름철 ‘쿨 비즈룩’을 찾는 남성들에겐 리넨 셔츠가 제격이다. 재킷 안에 입어도 되고 재킷을 벗어도 갖춰 입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 패션 전문점 웰메이드에서 판매하는 남성복 ‘브루노바피’는 100% 이탈리아산 리넨을 사용한 ‘지중해 리넨 셔츠’를 선보였다. 흡습성과 통기성이 뛰어난 원단을 사용해 오래 입고 있어도 몸에 달라붙지 않아 쾌적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화이트, 카키, 인디고, 레드, 네이비 등 기본 색상의 인기가 좋다.

다소 화려한 분위기의 블루, 새먼핑크, 화이트 바탕의 스트라이프 셔츠도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자인이다. 올해는 목 부분을 둥글게 한 차이나 칼라 셔츠 3종도 출시했다. 웰메이드 관계자는 “브루노바피에서 지난해 선보인 ‘시그니처 리넨’ 제품들은 생산한 물량이 모두 팔릴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올해는 3종 11색으로 종류를 늘려 지중해 리넨 셔츠를 내놨다”고 말했다. 리넨 셔츠는 면바지, 청바지, 정장바지 등에 다 잘 어울린다. 가격은 12만~13만원대다.

부쩍 더워진 요즘… 멋 낸듯 안 낸듯, 리넨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고급스러운 색감의 리넨에 트위드 소재로 체크를 넣은 셔츠를 선보였다. 입체감이 느껴지는 트위드 소재를 포인트로 더한 것이다. 와이드 칼라를 적용한 디자인은 시원한 느낌을 준다. 그레이와 네이비 두 가지 색상이 나왔다. 가격은 22만원대.

‘유니클로’에서도 프랑스 리넨 100%로 만든 ‘프리미엄 리넨 셔츠’를 판매한다. 여성용은 기본 색상과 파스텔톤, 옐로, 레드 등으로 제작했다. 남성용으론 인기 색상인 블루를 다양한 톤으로 내놨다. 기본적인 디자인으로 늦봄부터 가을까지 두루 입을 수 있다.

주름마저 멋스러운 천연소재

유니클로 리넨 셔츠(왼쪽), 마에스트로 리넨 재킷.
유니클로 리넨 셔츠(왼쪽), 마에스트로 리넨 재킷.
리넨으로 만든 옷은 구겨지는 주름이 자연스럽다. 일반 옷은 무릎, 팔꿈치, 옷 끝자락 등에 주름이 생기면 보기 싫은 경우가 많은데 리넨은 소재 특성상 멋스럽게 구김이 생긴다. 이 때문에 리넨 셔츠는 팔을 감아올렸을 때 더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활동적인 느낌도 준다.

프랑스 여성복 ‘바네사브루노’는 소맷단에 자수 장식을 넣은 여성용 리넨 블라우스를 출시했다. 품이 넉넉하고 리넨에 면을 혼방해 착용감이 좋다. ‘에잇세컨즈’는 올해 남성용 25종, 여성용 36종 등 리넨 컬렉션을 대거 내놨다. 여성용은 원피스, 블라우스, 쇼트 팬츠 등으로 제작했다. 핑크, 민트, 스카이블루 등 화사한 파스텔톤으로 나왔다. 리넨의 성격을 살려 루즈핏 원피스, 블라우스 등을 내놓은 게 특징이다. 남성용은 재킷, 셔츠, 바지 등으로 선보였다. 캐주얼, 정장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크로커다일레이디’의 베스트, 재킷, 바지 등 리넨 소재 상품도 눈길을 끈다. 여름용 리넨 팬츠는 신축성이 뛰어나고 구김도 적게 제작돼 인기다. ‘샤트렌’의 ‘리넨 에스닉 원피스’는 여유 있는 사이즈, 자수 포인트 등이 특징이다. 허리에 벨트를 착용하거나 쌀쌀할 땐 위에 리넨 재킷을 걸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리넨 의류는 세탁할 때 조심해야 한다. 일반 세제로 빨면 천연소재 특성상 확 줄어들 수 있다. 30도 이하의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손으로 가볍게 세탁하는 게 좋다. 가급적 바람에 자연스럽게 말려야 한다.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색이 변할 수 있다. 리넨 소재 의류는 약간 덜 말랐을 때 다림질하면 구김이 덜 생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