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7조7천억원(71억5천만 달러) 규모의 한국GM 경영정상화 방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촉발된 '한국GM 사태'가 일단락됐다.

한국GM은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군산공장 인력 조정과 신규 투자, 판매 정상화 등을 진행하기 위한 후속 작업에 나선다.
'한국GM 사태' 3개월만에 마무리… 정상화작업 본격 착수
◇ 3개월여 만에 마무리된 한국GM 사태
GM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월 13일 한국GM의 군산공장을 5월 말 폐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 진행된 작년 4분기 기업설명회(IR) 콘퍼런스콜에서 "독자생존 가능한 사업을 위해 한국GM에 조치(actions)를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불과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여러 차례 방한해 한국GM 노사와 산업은행 및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한국GM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정부 협상이 시작됐다.

한국GM은 우선 인력 감축을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1만6천명의 직원 중 15%가량인 2천400명(군산공장 1천명)이 회사를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GM은 또 노조와의 2018년도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통한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추진했다.

2월 7일 첫 교섭에 나선 노사는 군산공장 근로자 고용 보장과 신차 배정 등 쟁점을 놓고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GM 본사가 정한 '데드라인'이던 4월 20일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면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문턱까지 갔지만, 며칠 시간을 벌어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4월 23일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한국GM은 노조의 고통 분담에 따라 임금 동결, 성과금 미지급, 일부 복리후생 항목 축소 등을 통해 수백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와 동시에 GM은 우리 정부와 자금 지원 협상을 벌였다.

정부는 한국GM에 대한 경영 실사를 한 결과 경쟁력 있는 신차 배정과 고정비 절감 노력 등이 이행될 경우, 영업 정상화와 장기적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GM이 기존 대출금 28억 달러의 출자전환을 포함해 총 64억 달러를 지원하고, 산업은행은 7억5천만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한국GM은 세금 감면을 위해 정부에 외국인투자지역(외투지역) 지정을 요청한 상태다.

부평·창원공장이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면 한국GM은 사업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최초 5년 동안 법인세 등을 100% 감면받고, 이후 2년간도 50% 감면받을 수 있다.
'한국GM 사태' 3개월만에 마무리… 정상화작업 본격 착수
◇ 한국GM 출자전환·신규투자 등 후속 절차 나서
정부와 GM 간 경영정상화 합의에 따라 한국GM은 출자전환을 위한 실무 절차부터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산업은행이 11일 법적 구속력이 있는 금융제공확약서(LOC)를 발급하면, GM 본사가 다음 주 중 자체 이사회를 열어 28억 달러에 대해 출자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GM은 신규투자 36억 달러도 이사회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우선 희망퇴직 신청자에 대한 위로금 및 보류됐던 2017년도 성과급 지급 등 긴급한 한국GM 경영정상화 비용에 8억 달러가 투입된다.

나머지 28억 달러 중 18억 달러는 부평·창원·보령 공장의 설비투자에 쓰일 전망이다.

설비투자에는 신차 개발을 위한 생산라인 교체, 충돌테스트 시험장 신설 등이 포함된다.

한국GM은 2021년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2022년부터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등 신차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10억 달러는 신차 관련 공동 연구개발과 금형 등 부품 설계 및 생산 과정에서 국내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이외에 산업은행이 한국GM에 투입하는 신규 자금 7억5천만 달러는 한국GM의 장기 생존 밑바탕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개발(R&D) 등 부문에 쓰일 예정이다.

이미 가동을 멈춘 군산공장은 예정대로 5월 31일부로 폐쇄된다.

한국GM은 최근 진행한 2차 희망퇴직 후에도 남아있는 군산공장 근로자 650여명의 전환배치 및 장기휴직 여부를 놓고 노사가 협의하게 된다.

1차 희망퇴직에 따른 공백에 따라 300여명은 다른 공장으로 전환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350여명은 장기휴직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고객 신뢰 회복과 판매 정상화를 위한 신차 출시 등 영업활동도 본격적으로 재개된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내수 판매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해 국내 완성차업체 중 꼴찌로 처진 상태다.

한국GM은 6월까지 쉐보레 중형 SUV 신차 이쿼녹스와 경차 스파크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중형 세단 말리부의 부분변경 모델과 또 다른 신차 1종 투입을 준비 중이다.
'한국GM 사태' 3개월만에 마무리… 정상화작업 본격 착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