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징둥·알리바바의 '상생과 경쟁'… 中 유통혁신의 '관전 포인트'
지난해 11월11일 중국의 광군제 행사가 끝나고 사람들은 두 가지에 놀랐다. 하나는 11일 하루 동안 알리바바의 티몰과 징둥닷컴에서 약 50조원의 구매가 이뤄졌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징둥의 그날 하루 매출이 알리바바 티몰의 75% 수준인 21조3000억원이었기 때문이다. 징둥이 광군제 매출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라 조심스럽지만, 많은 사람들은 2016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징둥은 중국에서 알리바바와 경쟁하지만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은 아마존과 비슷하다. 알리바바의 티몰이 기본적으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중계 플랫폼으로 마켓 플레이스로 기능을 하고 있다면, 징둥은 아마존과 같이 직접 물품을 사들여 판매하는 독립형 쇼핑몰이다. 그러다 보니 2015년 기준 모방품이 67%인 티몰 대비 정품 판매에서 신뢰를 얻으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중국 온라인 쇼핑의 핵심 소비자가 26~35세로 상대적으로 젊은 것을 생각하면 티몰에서 징둥으로의 소비자 전이가 이해가 된다. 실제로 2016년 5월~2017년 5월 1년간 징둥의 이용자 수는 40% 넘게 급증해 2억3000만 명이 넘었고, 이들 중 상당수가 티몰에서 넘어온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징둥의 배송에 대한 집착도 유명하다. 아마존이 물류센터 구축으로 인해 8년간 적자를 낸 것처럼 징둥도 130개의 물류센터와 2100개의 배송센터를 만드느라 창업 이래 11년간 적자를 지속하다가 2016년 처음 흑자를 냈다. “류창동 회장은 적자왕 손실왕”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징둥의 적자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이런 집요한 투자 결과 징둥은 현재 인구 50만 명 이상 70개 도시에서 오전 11시 이전 주문은 당일 배송을 해 주고 있고, 아마존처럼 드론, 무인배송, 무인트럭 등 물류 쪽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배송시간을 단축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징둥과 알리바바의 유통 경쟁의 관전 포인트는 뭘까? 징둥은 독립 쇼핑몰로서 정품 제품에 대한 신뢰와 빠른 배송을 무기로 하고 있다. 알리바바 티몰은 마켓 플레이스, 플랫폼으로 생태계의 다양성과 상생, 알리페이라는 결제 수단 및 유통 시장 선발자로서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 경쟁구도에 징둥은 2014년 텐센트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텐센트의 위챗 QQ(우리의 카카오톡과 같은 중국의 국민 메신저)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알리바바를 바짝 따라붙는 모습이다. 특히 징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던 고객 라이프 스타일 데이터를 텐센트의 위챗과 QQ를 통해 얻고 있고, 이것은 알리페이를 통한 고객 결제 데이터만 가지고 있는 알리바바에 대해 징둥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유통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변하고 있다. 과거의 단순한 가치 전달 통로로서의 유통에서 이제는 유통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기대한다. 그래서 아마존이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알렉사를 통해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의 니즈를 예측하고, 결국 고객이 원할 것 같은 제품을 원할 것 같은 시간에 예측 배송해 주는 시스템으로 지속 혁신하고 있는 이유다.

이 경쟁의 승자는 누가 더 빨리 제대로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와 중국 소비자의 소득 수준 증가에 기반한 유통에 대한 기대 변화 속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물론 ‘상생’이라는 부분도 유통을 넘어서는 사회적 가치로 역할을 할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얘기도 중국 유통 경쟁의 훌륭한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전창록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