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왜 안팔리나 했더니… 요즘 선물 대세는 '황금꽃'이었네
직장인 오형빈 씨(29)는 지난 어버이날 선물로 부모님께 순금으로 도금한 카네이션(사진)을 드렸다. 형빈씨의 큰누나는 비누로 만든 카네이션을, 작은누나는 ‘프리저브드(특수보존처리) 카네이션’을 선물로 준비해왔다. 삼남매 모두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선물했지만 생화로 된 ‘진짜’ 카네이션은 없었다.

화훼농가는 매년 5월이면 찾아오던 ‘카네이션 특수’가 사라져 울상을 짓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카네이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줄어들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약 30% 오른 카네이션 가격도 판매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 꽃과 줄기만 남기고 자른 ‘절화’를 세는 단위인 1속당 카네이션 가격은 지난해 4132원에서 올해 5293원으로 인상됐다. 카네이션 소비가 전국적으로 감소하면서 농가들이 재배 면적을 19% 줄였기 때문이다. 가격은 점점 오르고 소비자는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화훼농가의 한숨과는 반대로 카네이션을 대체하는 아이디어 상품은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도금업체 선경상사는 카네이션 특수를 겨냥한 도금 카네이션 제품을 내놨다. 신현덕 선경상사 대표는 “순금 도금 카네이션은 이번 어버이날 특수로만 3000송이 이상 팔렸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순금 카네이션 가격은 9만원대다.

오픈마켓인 지마켓에 따르면 금으로 제작한 꽃 판매량(지난 1~7일)은 지난해에 비해 167% 급증했다. 사탕으로 만든 부케는 더 많이 팔렸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193% 급증했다. 비누로 만든 꽃 판매량은 129% 증가했다. 생화를 특수 가공처리해 오랜 기간 시들지 않도록 제작한 ‘프리저브드 플라워’ 매출은 97% 늘었다. 지마켓 관계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카네이션 대체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