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무 조기 출하…가격 하락 양파·마늘은 비축
평양냉면 인기에 뭇값 고공행진…정부, 밥상물가 잡기 '안간힘'
감자와 무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의 천정부지 상승에 따른 '밥상 물가 대란'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급등 농산물 조기 출하를 골자로하는 '주요 품목 수급 상황과 전망·향후 대책'을 내놓고 "주요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최근 농산물 가격이 1∼2월 한파, 지난달 일시적 저온, 일조 부족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출하량이 줄면서 평년보다 6.1%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며 "감자·무 등은 평년 대비 높은 시세고, 양파·마늘은 재배면적이 증가해 낮은 시세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자는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저장 물량이 부족한 데다, 올봄에도 때아닌 한파로 생육이 부진해 공급량 부족으로 도매가격이 20㎏ 기준 한때 10만원을 넘기는 등 '금(金)자'로 불리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최근 시설 봄 감자 출하량이 늘어나고 수입 물량을 추가로 들여와 가격은 하향 추세로 돌아섰다"면서도 "이달 상순 도매가격 기준 평년보다 114.1%나 높게 거래되는 등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같은 감자 공급 부족을 풀고자 노지 봄 감자가 출하되는 이달 말 이전에 수입량을 늘리고, 농협을 통한 조기 출하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수입된 감자는 1천335t으로, 정부는 3천75t을 더 들여와 4천410t을 푼다.
평양냉면 인기에 뭇값 고공행진…정부, 밥상물가 잡기 '안간힘'
무 역시 한파로 지난겨울 저장량이 평년보다 55%나 줄어들어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남북관계 '훈풍'으로 평양냉면이 인기를 끌면서 육수·고명에 쓰이는 무 수요가 늘어나 가격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는 이달 상순 20㎏ 도매가격 기준 평년의 2배에 달하는 2만6천160원에 거래됐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순부터 재배면적이 늘어난 시설 보무가 나주·영암 등지에서 출하되고 물량도 많아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이달 하순부터 평년 수준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주 비축 물량 144t을 도매시장에 집중적으로 내놓고, 봄 무 계약재배 물량을 정상 출하 시기보다 일주일 당겨 시장에 풀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로유통 등 농협 계통 매장에선 시중가보다 30∼40% 싸게 할인 행사도 이어가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소비자 부담도 덜어준다.

최근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양파와 마늘은 시장 격리와 정부 수매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 가격 안정을 꾀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하순부터 양파는 평년보다 높은 시세를 보이지만, 다음 달 이후로 생산량이 늘어나 약보합세로 전환될 전망"이라며 "평년 수요보다 초과로 공급된 물량 17만8천t에 대해 시장 격리(11만3천t), 소비 확대 (4만5천t), 정부 수매(2만t) 등을 통해 차질 없이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역 농협·농가와 손잡고 품질이 낮은 양파에 대해선 자율적으로 생산을 감축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출하량이 늘어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마늘 역시 4천t을 산지에서 폐기하고, 소비 확대와 정부 수매 등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채소가격안정제를 통한 사전 (재배) 면적 조절이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등급이 낮은 농산물의 산지 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평양냉면 인기에 뭇값 고공행진…정부, 밥상물가 잡기 '안간힘'
이 밖에 애호박과 수박은 평년보다 높은 시세를 보이지만, 출하 지역이 늘어나는 다음 달 이후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안정적인 시세를 보이는 배추는 비축·계약재배 물량을 통해 출하 관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채소가격안정제 대상 품목에 고추와 대파를 추가할 것"이라며 "농산물 수급조절매뉴얼 대상 품목도 배·겨울 대파·청양계 풋고추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파종 1∼3개월 전부터 적정 면적을 알려줘 농가가 생산 면적을 사전에 조절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