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문화홀에서 문화센터 수강생들이 요가수업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문화홀에서 문화센터 수강생들이 요가수업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30년간 운영해온 문화센터를 ‘라이프스타일랩’으로 새단장하고 퇴근 뒤 취미생활이나 육아 등과 관련한 강좌를 대폭 늘린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복합문화공간을 선호하는 직장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문화센터를 업그레이드해 ‘큰손’ 소비자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시작하는 여름학기부터 문화센터를 라이프스타일랩이란 콘셉트로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소비자들의 문화생활을 밀착 연구해 여가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강좌 구성도 크게 달라진다. 퇴근 뒤 여가생활과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했다. 이번 여름학기엔 ‘취미 큐레이션’ ‘아빠 육아 휴직(대디스쿨)’ ‘스포츠’ ‘여름 밤’ 등을 테마로 정했다. 부동산 칼럼니스트의 ‘아기곰의 재테크 아카데미’, ‘내 손으로 만드는 DIY 통가죽 공예’, ‘쉽게 즐기는 칵테일 만들기’ 등의 강좌가 눈길을 끈다.

처음 개설되는 대디스쿨은 아빠들의 육아에 도움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수 씨엘의 아빠 이기진 서강대 교수의 자녀교육 강연을 비롯해 아빠가 아기와 함께할 수 있는 ‘아기띠 댄스’, 직장인 아빠들의 짬짬이 육아법 등의 강좌가 준비됐다.

일부 점포에선 문화센터의 공간 구성도 바뀐다. 리뉴얼 공사를 거쳐 다음달 문을 여는 건대·구리점은 접수 데스크나 대기공간으로 활용되던 로비를 수강생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형 공간으로 꾸민다. 개방형 광장에서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진행된다. 또 옥상과 연결된 공간에서는 요가나 꽃꽂이 등의 강좌가 열린다.

1988년 운영을 시작한 롯데백화점의 문화센터는 전국 34개 점포에 있다. 계절별 학기로 운영되는 문화센터 수강생은 6000명 정도다. 롯데백화점의 문화센터 혁신은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유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롯데백화점이 자체 포인트제도인 엘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문화센터를 이용한 고객의 연평균 구매액은 363만원으로 일반 고객 평균의 3배에 달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