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국 국영 여행사 온라인 홈페이지에 제주도 단체관광 여행상품이 모처럼 등장했다. 지난 3~4월 게재된 여행상품에 이어 약 한 달 만에 2개 상품이 추가돼 중국이 조금씩 사드 보복을 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일 중국 3대 국영 여행사인 중국청년여행사(CYTS) 온라인 사이트에는 3박4일, 4박5일 일정으로 제주도행 단체관광상품 2개가 게시됐다. 판매 가격은 2399위안~2499위안(약 40만7000원~42만4000원)으로 비행기표와 숙소 비용 등을 포함한 저가 상품이다. 당장 오는 5일, 8일, 12일부터 출발이 가능한 일정이다.

이번 여행 일정에서는 롯데 관련 상품에 대한 언급이 따로 없었다. 지난 4월 한국과 일본 2개국 및 지난 3월 서울·제주도행 관광 상품 일정에는 롯데를 배제한다는 내용은 없었지만 롯데면세점 쇼핑이나 롯데호텔 투숙 등 롯데 상품이 빠졌었다. 대신 이들 상품에는 면세 쇼핑 일정에는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에스엠면세점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안내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제주도행 상품에는 면세점 할인 쿠폰 제공에 대한 안내를 제외하면 특정 면세점을 이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여행사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한국행 단체 관광 상품은 대부분 지난해초 중국 정부의 비공식적 한국 여행 금지 조치 이후 사라졌었다. 지난해 12월 '한한령 일부 해제' 구두 지시 이후 첫 단체비자로 입국한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및 일부 대만계 관광객 등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현지 여행사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중국 국영여행사와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등 일부 여행사에서 한국행 상품이 간간히 올라왔지만 게시되더라도 이내 삭제되곤 했었다.

유커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말 한중 양국 정부가 '사드 갈등'을 봉합하기로 합의한 이후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새해와 춘제 기간까지 눈에 띄는 유커 회복은 없었다.

중국관광연구원의 '2018 춘제 해외여행 트렌드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유커들은 인기 여행지로 태국, 일본, 싱가포르 등을 꼽았었다. 이에 면세 등 유통업계에서는 유커 마케팅을 축소하는 등 일찌감치 '유커 특수'를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한반도 정세가 누그러지자 또다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드 배치 갈등이 해소되면서 중국이 본격적으로 경제보복 조치를 해제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당국이 우한과 충칭 지역의 한국행 여행 금지 지시를 풀면서 하반기부터는 유커들이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아주 조금씩 사드 보복 조치가 풀리고 있어 피부에 닿게 유커 회복이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분위기가 괜찮다"며 "기대는 안하지만 최근 유커들이 늘고 있고, 활력이 돌고 있어 하반기에는 많이 정상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