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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가정간편식(HMR)과 가공식품 분야에서 세계 1등 국가다. 제품 종류와 기술력에서 모두 앞선다. 이 때문에 한국 식품업계에 일본은 수십 년간 ‘배워야 하는 나라’였다. 1960년대 일본의 식품 설비와 기술을 들여온 뒤 지금까지 변한 적이 없었다. 3년 전부터 이변이 생겼다. ‘돈 벌리는 나라’가 됐다.
K푸드의 진화… '간편식 천국' 日 입맛도 잡았다

CJ제일제당(417,500 +0.60%)의 일본 식품사업 매출은 2015년부터 3년간 연평균 18% 성장했다. 지난해 179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2000억원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내년엔 현지 간편식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2020년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심은 지난해 라면 종주국인 일본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전년 대비 17.5% 성장한 506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K푸드로 불리는 한식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국산 가공식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인 6조1800억원을 넘어섰다. 현지 생산하는 식품과 외식 브랜드를 합치면 해외 K푸드 시장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푸드의 수출 성과는 HMR과 현지화 전략이 이끌었다. 과거엔 수출 대상이 해외 거주 동포나 일부 개발도상국 소비자에 그쳤다. 최근 2~3년 사이 식품업계는 현지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식의 맛을 살리면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HMR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이슬람 할랄 인증을 받고, 현지 입맛에 맞게 시장별로 제품을 개발했다.

K푸드가 현지인의 식생활을 파고들면서 곳곳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는 지난해 미국 코스트코에서 25년간 1위이던 경쟁 업체를 제쳤다. 신라면은 미국 월마트의 모든 점포에 상품을 진열했다. 불닭볶음면 효과로 삼양식품의 라면 수출 규모는 지난해 전년 대비 두 배 급증한 2000억원대를 기록했고, 농심은 올해 해외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5.5% 늘어난 8억1000만달러로 잡았다.

도쿄·지바=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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