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5년9개월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해외여행 증가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 확대의 영향이다. 다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한국에 발길을 끊은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오면서 여행수지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118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92억달러) 대비 73억7000만달러 줄었다. 2012년 2분기(116억달러) 이후 5년9개월 만에 가장 작다. 3월 기준으로는 51억8000만달러로 73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면서 추세적으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서비스수지 적자가 커진 점, 수출 대비 수입이 늘어난 점,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올 3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여행수지 적자는 11개월 만에 최소로 축소됐다. 3월 여행수지 적자폭은 13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4월(12억4480만 달러) 이후 가장 작았다.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입국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전후로 북한발(發)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하면서 외국인 입국자 수가 늘었다. 3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3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0.7%, 전월보다 30.7% 늘었다. 외국인 입국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건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3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40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8% 늘었다. 중국인 입국자 수가 22만8000명까지 줄었던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두배 가량 많다. 최근 중국 우한시가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등 해빙 기류는 이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월 서비스수지 적자도 22억5190만 달러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적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