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긴급진단

물가상승률 6개월 만에 최고
금리 인상으로 가계빚 부담까지
소비 감소로 이어져 내수 발목

원화 강세 흐름에 수출도 '비상'
치솟는 물가, 원화 강세, 시장금리 상승 등 이른바 ‘신(新) 3고(高)’가 한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내수경기 악재로 떠오른 물가 상승, 남북한 관계 해빙 무드를 타고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원화 가치, 가계 빚 부담을 키우는 시장금리 급등세 등이 경기 하강을 가속화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개월 만에 최고치인 1.6%(전년 동기 대비)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월(1.8%)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기를 주도하던 수출이 흔들리면서 생산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물가마저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복병으로 떠오른 물가·환율·금리… '新3高'로 불확실성 커졌다

올 들어 1.0~1.4%대에 머물며 주춤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부터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 영향을 받은 외식물가는 물론 채소 어류 과일 등 ‘밥상 물가’가 유난히 뛰었다. 최저임금 영향이 큰 외식비는 2.7% 오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먹거리 물가는 서민 가계와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물가가 치솟는 만큼 가계의 실질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이어지는 원화 강세 흐름도 큰 부담이다. 올 들어 호재와 악재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조적으로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예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속화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판문점 선언’ 등 모처럼 불어온 남북 관계 훈풍이 원화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달러당 105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강세는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업계의 부진한 실적에 주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여기에 빠르게 오르고 있는 시장금리도 변수다. 주요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6년5개월 만에 금리를 올린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연 1.8%대에서 오르내리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올 들어 계속 오름세를 띠더니 어느새 연 2%대 초중반까지 뛰었다. 금리가 오르면 1450조원을 넘어선 가계 빚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민간소비로 흘러들어가야 할 돈이 금융회사 빚을 갚는 데 사용돼 내수가 위축될 우려가 크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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