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첨단소재·정밀화학 뭉쳐… 화학사업 '큰 그림' 그린다
작년 출범한 롯데그룹 화학부문(BU)은 그룹 화학사업의 큰 틀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롯데케미칼의 외형을 키우고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키우는 데 전념했다. 지금은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등 화학BU 내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발휘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 화학BU는 원료 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로 기존 시장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학BU 내 각각의 회사가 시너지 강화를 통해 석유화학 전·후방 산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 신수종 사업 발굴에도 협업 체계를 유지해 신사업 진출에 강점을 발휘하겠다는 것이 화학BU의 복안이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화학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해 탄탄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와 롯데정밀화학은 수익성 좋고 기술력을 요구하는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전략을 펼쳐 화학BU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 사내외의 평가다. 화학BU장인 허수영 부회장은 “롯데그룹 석유화학 BU는 안정적인 공장 운영과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더욱 집중하고 노력해 글로벌 톱10으로 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수직 계열화로 시너지 창출

롯데케미칼은 2015년 약 3조원을 투입해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롯데첨단소재)과 삼성정밀화학(롯데정밀화학)의 지분을 각각 인수했다. 이후 롯데케미칼과 롯데첨단소재 및 롯데정밀화학 3개사는 원료 구매부터 판매 및 해외지사 운영까지 전 부문에서 협업 체계를 구축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3개사 간 정보기술(IT) 시스템 통합을 위해 사전 컨설팅 및 프로세스 분석 작업도 수행했다. 생산·물류·구매·재무·회계와 같은 회사 운영 정보가 연결된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 같은 IT 통합 프로젝트는 제품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올 하반기 완공되는 미국 에탄크래커 공장(ECC) 완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기지를 앞세워 외부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회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롯데첨단소재와 롯데정밀화학은 롯데케미칼로부터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두 회사가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다. 롯데첨단소재는 1989년 케미칼 사업에 진출한 이후 지난 30년 동안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로 고유의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첨단소재는 국내 여수공장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시아 미주 유럽 등 전 세계에 걸쳐 31개 생산 및 판매 거점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소재전문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스티렌계 수지와 폴리카보네이트(PC) 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프리미엄 인테리어 자재인 인조대리석과 엔지니어드 스톤 등 다양한 소재 기술을 통해 가전 IT 자동차 건축 등 광범위한 산업 영역에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투자 집중하는 롯데첨단소재

롯데첨단소재는 2016년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스페셜티 소재 분야의 초일류 기업’을 새로운 비전으로 정했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춰 2016년 매출 2조6000억원을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 2조9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롯데그룹 화학 부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롯데첨단소재는 최근 자동차 시장 전반에서 지속되고 있는 ‘경량화’ ‘디자인 차별화’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고기능 소재 라인업을 갖췄다. 글로벌 제조사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세계적으로 권위를 지닌 상을 받는 등 다양한 성과도 창출했다. 스마트기기와 에너지, 헬스케어 등 신규 시장 선점을 위한 스페셜티 소재 중심의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강화하고 사업 경쟁력을 확대한 것이 그 비결이다. 국내외 생산제품의 해외 매출 비중이 약 80%에 이르는 롯데첨단소재는 글로벌 설비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변화하는 제품 수요 및 고객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롯데첨단소재는 2017년 베트남 동나이성 연짝공단에 연산 2만1000t 규모의 컴파운딩 공장을 신설하고 중국 둥관공장과 헝가리공장에 연간 6만t의 컴파운딩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이로 인해 전체 해외 생산규모가 20만t 수준으로 늘어났다. 본격적인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작년 12월 인도네시아 ABS 생산업체인 아르베스티린도 및 ABS인더스트리와의 인수 계약을 체결해 가동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미국 애틀랜타의 연산 1만3000t 규모 컴파운드 설비 구축과 해외공장 추가 증설로 내년 해외 생산규모는 30만t으로 확대된다. 중국, 동남아 등 신흥 개발국가에서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에도 주목한다. 향후 인도 신규 진출 및 인도네시아 지역 추가 증설 등 투자를 바탕으로 해외 컴파운드 생산 규모를 40만t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롯데첨단소재는 해외 설비투자 및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첨단소재 산업 발전을 주도해나간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산업, 기술 간 융복합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유연한 대응 능력을 길러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자형 롯데첨단소재 대표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경쟁력으로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사업 안정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선도 정밀화학회사로 도약

정밀화학산업은 정유 석유화학 등 기초 화학산업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자동차 선박 전자 섬유 건축 산업 등에 원료를 공급하는 중간소재형 산업이다. 시장수요에 제때 대처하는 생산체제 구축과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글로벌 선도 정밀화학사 도약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한 중점 추진사항으로 △질적 성장과 수익성 제고 △차질 없는 신증설 수행 △현장 개선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질적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는 주력 제품인 ECH(에폭시 원료), 가성소다 등 염소계열 제품의 판매량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늘어나는 고부가 정밀화학 제품들의 물량에 맞춰 판매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고부가 정밀화학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두 가지 제품의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셀룰로스 제품인 HEC(수용성 페인트 첨가제) 증설은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회복 등에 따른 수요 증대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전자재료 제품인 TMAC(반도체 현상액 원료)는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증가와 고객사의 증설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장 개선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장 불합리 제거 활동과 세이프티 골든타임 제도 등 안전환경 문화 개선 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를 집중안전관리 시간으로 정해 안전 관련 교육을 한다.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선제적 증설과 지속적인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회사의 주요 목표”라며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활용한 신규 사업으로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