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대기업 사주와 유명인사 등 39명을 대상으로 2일부터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해외로 재산·소득을 빼돌려 탈세한 혐의다.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해외 주식이나 부동산의 양도 차익을 숨긴 자산가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탈루 세금은 최소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A기업은 해외 현지법인과 대규모 수출 계약을 맺은 뒤 “제품 불량이 있어 가격을 낮췄다”는 서류를 작성했다. 제품에 하자가 없었으나 허위 클레임에 따라 매출이 감액됐다. A사 대주주는 이 같은 방식으로 매출 수백억원을 해외에 숨겼다가 덜미를 잡혔다. B씨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로 ‘컨설팅’ 수수료를 보냈는데 알고 보니 자신의 아들이 세운 페이퍼컴퍼니가 수령자였다. 컨설팅 내역도 확인되지 않았다.

국세청은 외환거래 정보와 수출입 거래, 해외 투자 현황 등을 종합 분석해 이번 역외탈세 혐의자를 추렸다. 세금포탈 사실을 확인하면 추징과 함께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형사 고발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