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매주 금요일 '칼퇴'하는 가정의 날"… 캐주얼데이도 도입
한국은행이 이달부터 매주 금요일을 야근 없는 '가정의 날'로 확대 운영한다.

자율 복장으로 출근하는 날도 함께 도입하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1일 "직원들이 '가정의 날'을 확대하자고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 건의했고 총재께서 연임 후 직원들의 뜻을 받아들여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달부터 매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한다.

가정의 날에는 부서장들은 오후 5시 이후 회의 소집이나 업무 지시를 자제해야 한다.

업무 시간 외 지시나 회식도 가급적 금지하도록 했다.

직원들이 일찍 퇴근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은은 이전까지 한 달에 2차례 가정의 날을 시행했다.

그러나 요일은 정하지 않았다.

통상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가 있는 매달 둘째, 넷째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운영해왔다.

매주 금요일로 가정의 날을 고정함에 따라 직원들이 퇴근 후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주말과 붙여 가족 여행을 떠나기도 쉬워진다.

가정의 날을 확대하지만 완전한 의무는 아니다.

부득이한 업무가 있을 수 있어서다.

다만 한은은 자연스럽게 각 부서가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제까지 가정의 날 당일이 되면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키라고 부서장들을 독려하기 위해 2차례 사내 안내 방송을 해왔다"며 "앞으론 여기에 부국장들이 부서별로 가정의 날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아울러 가정의 날에 '캐주얼 데이'도 함께 도입하기로 했다.

캐주얼 데이는 직원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업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장이 아닌 티셔츠, 운동화 등 편안한 차림으로 출근할 수 있는 날이다.

일부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었다.

보수적인 중앙은행에서 캐주얼 복장을 허용한 것은 조직 혁신 차원의 성격이 강하게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기 임기를 시작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취임사에서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업무수행에서 비효율적인 요소를 과감히 걷어내고 생산성을 높여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