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받고있는 박인규(64) 전 대구은행장이 구속됐다.

이준규 대구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박 전 행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행장은 2014년 3월부터 2016년 6월 사이 15명의 부정채용에 연루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있다.

지난해 11월께 담당자들에게 인사부 컴퓨터 교체, 채용서류 폐기 등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산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방법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9400만원 상당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또 '상품권 깡' 과정에 수수료 9200여만원을 지급하고 법인카드로 2100만원 상당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다. 대구은행 채용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은 30여 건의 의혹 사례를 파악해 수사를 벌여 이 가운데 10여 건은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지난 26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박 전 행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행장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지난달 DGB금융지주 회장과 대구은행장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