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계의 도약'… 수출 사상 첫 500억弗 넘본다
올해 국산 기계 수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의 자원개발 수요가 꾸준히 늘고, 미국 경기 호황으로 국산 건설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는 올해 기계 수출액이 507억달러(약 54조1273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30일 밝혔다. 국산 기계 수출은 2016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엔 역대 최대인 486억달러를 기록했다.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출 실적은 128억5100만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한 수준이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 경기에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연말까지 500억달러 수출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셰일가스로 굴삭기 시장 2배 된 중국

중국은 한국 기계를 가장 많이 사가는 국가다. 올해도 계속 수입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전체 한국산 기계 수출의 23%인 112억740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늘어난 32억2100만달러어치를 구입했다. 중국이 주로 사가는 제품은 굴삭기 등 건설기계다. 각종 자원개발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셰일가스 개발이 한창이다. 또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필수 원자재인 희토류 가격이 오르면서 현지 광산으로도 투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굴삭기 시장은 2배 성장했다.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은 17.3%로 5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으로 향하는 굴삭기는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공급 중이다.

제조업 살아난 미국

지난해 국산 기계 74억4300만달러어치를 수입한 미국은 올 1분기에도 19억9900만달러어치를 사갔다. 제조업과 주택경기 호조로 공작기계와 건설 및 광산용 기계를 많이 구매했다. 제조업 호황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미국 제조업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2월 55.9로 40개월 새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기계산업진흥회 측은 미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미국 내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태여서 건설장비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미국 외에 유럽연합(EU)과 일본, 멕시코 등으로 수출되는 국산 기계 물량도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EU는 21%, 일본과 멕시코는 각각 11.8%, 12.7% 수출이 늘었다.

최형기 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은 “미국, EU 등 선진국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기계 수출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기계산업은 전후방사업 연관효과가 커 한국 경제가 기초체력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회는 2분기에도 기계 수출 실적이 13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