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경영권 확보 가능…3년 후엔 지분제한 없애기로

중국 당국이 금융개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번엔 외국인 투자자에게 중국 내 합작 증권사의 대주주가 되는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28일 웹페이지 공지에서 외국계 합작 증권사를 대상으로 외국인 지분 상한을 기존 49%에서 51%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외국계 투자자가 기존 합작사의 지분 비중을 바꾸거나, 새로 합작사를 세우려면 증감회에 신청하면 된다.

이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3년 후에는 외국인 지분제한을 아예 철폐해 외국인 투자자가 100% 지분을 소유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이 이같이 문턱을 낮추는 것은 안방 시장에서 글로벌 은행이 입지를 키우도록 허용하려는 움직임의 하나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미국과 무역 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융 시장 개혁에 속도를 올리고 있으며, 특히 이번 주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급 관료들이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있다.

방중 명단에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도 포함됐다.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에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투자은행이나 펀드매니저들이 당국 승인을 얻을만한 파트너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보스턴컨설팅그룹 관계자는 "우리가 기대하던 것이라 매우 긍정적인 조치라고 본다"면서 "중국 당국은 우수한 기업들이 들어오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 투자은행들도 중국 내 합작사에 소수 지분만 보유했고, HSBC에만 홍콩 기업 특혜를 적용해 지배 주주 자격을 허용했다.

앞서 시 주석은 이달 10일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은행, 증권, 보험 등의 외자 제한을 완화하고, 보험업 개방에 속도를 내며, 외자 금융기구 설립 제한도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개방 속도내는 중국… 외국인도 中증권사 대주주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