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로드맵대로 주주환원 정책 펼 것"
엘리엇 "현대차 주식소각 고무적… 기대엔 크게 못미쳐"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엘리엇 대변인은 30일 보도자료에서 "현대차 주주로서 경영진이 발표한 자사주 일부 소각과 추가 주식 매입 후 소각 계획이 고무적"이라면서도 "이는 긍정적인 발전이기는 하지만, 주주들이 경영진에 기대하는 바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더 효율적인 지주회사 구조의 도입뿐만 아니라 자본관리 최적화, 주주환원 개선, 그룹 전반에서 기업경영구조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채택할 것을 재차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지난 27일 보통주 660만8천주와 우선주 193만1천주 등 약 854만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2004년 이후 14년 만이다.

회사 측은 엘리엇의 요구와는 무관한 결정이며,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 온 주주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엘리엇은 이에 앞선 지난 23일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을 발표하며 현대차가 기존에 밝힌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하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엘리엇의 거듭된 문제 제기에도 현대차그룹은 계획한 대로 지배구조 개편을 계속 추진하면서 이 개편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점을 설득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엘리엇은 여러 주주 중 일부"라며 "주주가치 제고의 중요성에는 공감하며, 엘리엇의 요구에 따라서가 아니라 이미 정해놓은 로드맵대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단계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회사의 여력과 시장의 기대에 맞게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