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역직구몰 매출, 한국 5위→3위
일본 1위 상승…마스크팩 등 인기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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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뉴스 보고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중 양국 관계로 생업이 타격받을 줄 몰랐어요."

A 씨는 6년간 한국에서 유학한 후 2015년 귀국해 4년째 따이공(보따리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쌓은 노하우와 인맥을 바탕으로 꽤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한다. 그는 "사드 이후 고객들이 한국 제품을 꺼리기 시작했다"며 "주문 물량이 줄어들어 난감했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따이공 B 씨 역시 "사드 이후 한국 화장품 찾는 고객이 줄기도 했고, 일부 따이공들은 그만두기도 했다"며 "나 같은 경우엔 단골 고객이 한국 화장품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 제품을 구매해 달라고 해서 다른 나라로 많이 다녔다"고 말했다.

◆ 사드 보복 이후 일본으로 날아간 '따이공'

사드 갈등 이후 외국 제품을 대리 구매해주는 '따이공'이 한국을 방문하는 대신 일본 등지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반한 감정으로 불매 움직임을 보인 데다 한류 콘텐츠 노출이 차단된 영향으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사드 갈등이 극심했던 지난해 한 해 일본 화장품 등 수요가 늘었다. 중국 최대 역직구 플랫폼 티몰글로벌의 '2017티몰글로벌 연간 소비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제품 매출액은 여러 국가들 중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6년 3위에 올랐으나 지난해초 한한령(한류금지령) 등 사드 직격탄을 맞아 두 계단 하락해 5위에 그쳤다. 한국이 밀려난 반면 일본은 기존 2위에서 한 계단 더 상승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일본에서 마스크 팩와 셀프 미용기기 등을 가장 많이 구매했다. 마스크 팩은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방문할 때 가장 많이 구매하는 대표 인기 품목이다.

사드 보복이 극심했던 작년초 이전까지만 해도 이 쇼핑몰에서는 한류가 영향이 컸었다.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2016년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송혜교가 사용한 '라네즈 투톤 립바' 등 한국산 화장품을 찾는 20대 초중반 여성들이 크게 늘었었다.

드라마 관련 상품 외에도 한국 아이돌 스타 엑소(EXO) 또는 빅뱅 관련 상품 수요도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한한령(한류 제한령)과 한국 여행상품 금지 등 조치들이 취해진 제품 구매 유인이 약화됐다. 한 따이공은 "한국 제품을 꺼리는 점도 있었지만, 일부는 한국 제품 불매 분위기 때문에 못사는 고객들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 일본도 구매제한 나서따이공은 '양날의 검'

중국에서는 위조품이 다양하게 유통되는 데다 해외 유명 화장품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따이공'을 통해 화장품을 구매한다. 저렴한 데다 정품 인증에 대한 신뢰가 높아 대리구매가 온라인에서 성행하고 있다.

보따리상들이 일본에 몰리면서 화장품을 쓸어가자 현지 화장품 업체들도 지난 2월부터 한국을 벤치마킹해 구매 제한 정책을 도입했다. 판클의 경우 인기 품목인 '마일드 클렌징 오일'의 구입 수량을 '1주일 간 1인 10개'로 제한했고, 시세이도 역시 세럼을 '1일 1인 1개'로 구매 제한 조치를 내렸다. 브랜드 이미지 보호 및 품절 빈발 문제 해결 차원에서다.

국내 업체들도 이미 지난해부터 화장품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1일부터 설화수·라네즈·헤라·아이오페·아모레퍼시픽 및 프리메라·마몽드·리리코스를 브랜드 별로 각각 최대 5개, 10개씩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에서도 작년 8월부터 후·공진향·인양 3종 등 세트제품 6개와, 숨 워터풀 3종 등 세트제품 2개 상품에 대해 최대 5개까지 구매할수 있도록 하고있다.

하지만 화장품과 면세점계에서는 따이공들은 '양날의 검'이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따이공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는 통로지만, 한편 현지 진출 브랜드의 경우 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하다. 국내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대량 구매한 후 중국에서 저렴한 가격에 다시 되팔면 정식 유통되고 있는 현지 제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면세 업계에서도 따이공들은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 송객 수수료가 높아져 오히려 수익성이 악회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장단점이 크기 때문에 따이공들은 너무 없어도 문제, 지나치게 많아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유커 회복이 아직까지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중국만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에 최근 유럽 등 여러 해외 진출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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