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연기금 의장 맡아 '최고 수익률' 낸 윤종원 대사 인터뷰

작년 2월 의장으로 선출돼
年11.2% 수익률 달성 '성과'

"국민연금, 채권비중 높아
투자전략 점검 필요"
윤종원 대사 "독립성과 전문성이 연기금 제1 원칙"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금기금이 세계 연기금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연간 11.2%의 높은 수익률을 올려서다. 동종 자산의 기준 수익률(벤치마크)보다 1.5%포인트 이상 높은 성과다. 한국 국민연금 수익률(7.2%)보다는 4%포인트 웃돈다.

이런 OECD 연금기금을 한국 관료 출신이 이끌고 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윤종원 주(駐)OECD 대사(58·사진)다. 윤 대사는 작년 2월 임기 3년의 OECD 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돼 1년을 이끌어왔다. 연금자산의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실제 투자처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윤 대사는 “지난해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이 모두 좋았던 데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비결을 소개했다. “주식 투자를 다변화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을 감안해 채권투자 비중을 낮추고 대체투자 비중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OECD 연금기금관리위원회는 사무국 직원 3000여 명의 퇴직연금 자산 관리를 맡아 투자전략을 수립·집행하고 관리 감독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연금자산 규모는 작년 말 기준 7억유로(약 9200억원)에 달한다.

윤 대사는 “직접 투자보다는 투자 전략에 맞춰 자산을 대신 운용해줄 회사와 펀드를 선정해 자금을 위탁한다”며 “골드만삭스 JP모간 블랙록 등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우리가 원하는 투자 성격에 맞는 펀드들을 제시하면 서면 심사와 심층 면접을 통해 위탁 운용사와 펀드를 선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OECD 연기금은 전체 자산의 60%를 글로벌·유로지역·신흥국 주식에 투자하고, 글로벌 채권에 20%,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 투자에 20%를 넣고 있다. 국민연금이 안정성에 중점을 둬 주식(34.6%)이나 대체자산(11.9%)보다 채권(53.5%)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과 비교되는 측면이다.

윤 대사는 “국민연금은 주식과 해외투자 비중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채권 비중이 상당히 높고 해외투자 비중이 낮아보인다”며 “자산부채 구조 등 특성을 감안해 지금의 투자전략이 최선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OECD 연금기금관리위원회는 무엇보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지배구조를 갖춘 게 장점”이라며 “자산 투자 과정도 글로벌 모범 관행과 체계적인 절차에 따르는 등 기본에 충실하는 게 제1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윤 대사는 “OECD가 향후 세계 경기의 하방위험으로 꼽는 게 보호무역주의”라며 “무역분쟁이 격화될 경우 세계 교역과 투자 회복에 찬물을 끼얹어 한국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제정세가 논리보다 힘에 휘둘리는 상황일수록 소규모 개방국가인 한국으로선 국제질서와 다자 간 협력을 활용하기 위해 글로벌 정책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공정한 무역을 강조하며 정부의 인위적 지원과 개입을 문제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국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적으로는 기업이나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정부 역할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사는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거쳐 2015년부터 주OECD 대사를 맡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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