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개인연금펀드 시장의 절대강자로 떠올랐다. 다른 은행에 앞서 2년 전부터 공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KEB하나은행은 올 들어선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를 적극 판매해 ‘연금 전문은행’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워 주목받고 있다. TDF는 가입 고객의 은퇴시점을 목표시점(타깃데이트)으로 설정하면, 운용사들이 생애주기에 따라 알아서 운용해주는 펀드 상품이다.

KEB하나은행 개인연금펀드 시장서 두각
난달 30일 기준으로 KEB하나은행의 연금펀드 수탁액은 1조4191억원으로 은행권에서 판매한 연금펀드 수탁액의 53.7%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은행(5270억원)과 신한은행(2611억원)이 뒤를 잇고 있지만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이는 KEB하나은행이 2년 전 은행 중에선 처음으로 연금사업본부를 만드는 등 개인연금펀드 시장 확대에 대비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 위주로 연금펀드를 판매했지만 KEB하나은행은 다양한 연금펀드를 소비자들에게 제시한 것도 차이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KEB하나은행이 주력 상품으로 꼽고 있는 TDF는 다른 은행의 벤치마킹 대상 판매상품이 되고 있다. TDF는 미국 등 선진국에선 이미 보편화된 연금상품으로 가입자 연령이 젊을 때는 주식 비중을 높여 운용하다가 은퇴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해 가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국내에선 삼성자산운용이 2016년 처음으로 ‘한국형 TDF’를 선보였다.

TDF 운용 규모는 2016년 말 672억원에서 작년 말 7424억원, 지난 26일 현재 9474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 중 절반가량(4272억원)은 삼성자산운용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7개 삼성TDF의 최근 1년(26일 기준) 수익률은 2.41~8.21%에 이른다.

은행들이 판매한 TDF는 2681억원이며 이 중 1250억원어치를 KEB하나은행에서 판매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연금상품은 장기투자상품이라 지속적인 수익률 관리가 필요한데 대부분 한 번 가입하면 재조정(리밸런싱)은커녕 운용 성과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며 “이런 현황과 연령대를 감안해 운용 자산을 조절하는 TDF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