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한국지엠(GM)에 투입되는 70억5천만달러 가운데 '뉴머니(신규자금)' 43억5천만달러를 놓고 미국 GM 본사와 한국 정부의 지원 방식이 사실상 확정됐다. 43억5천만달러 중 36억달러는 GM 본사가 순수 대출 27억달러, 조건부 대출 8억달러, 회전 대출 1억달러로 공급한다. 나머지 7억5천만달러는 산업은행이 전액 출자한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Non Binding) 금융제공확약서(LOC·Letter Of Commitment)'를 지난 27일 GM에 발행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이번 조건부 LOC에 따르면 GM과 산업은행은 70억5천만달러(약 7조6천억원·이하 달러당 1,080원 기준)를 한국GM에 투입한다. 27억달러(2조9천억원)는 GM 본사가 한국GM에서 받아야 할 차입금을 출자전환하는 '올드머니', 나머지 43억5천만달러(4조7천억원)가 뉴머니다.

올드머니의 출자전환은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로 한다. 의결권이 없는 대신, 수익이 날 경우 배당에서 우선권을 가진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현재의 지분율(GM 83%, 산업은행 17%)이 유지된다. 10년간 GM을 한국에 묶어둘 '비토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

뉴머니는 GM이 36억달러(3조9천억원)를, 산업은행이 7억5천만달러(8천억원)를 투입한다. 양측의 투입 방식이 다르다. GM은 36억달러 중 27억달러(2조9천억원)는 대출로, 8억달러(9천억원)는 조건부대출로, 1억달러(1천억원)는 회전대출로 빌려준다. 산업은행은 7억5천만달러 전액 출자다.

GM의 조건부대출 8억달러는 일정 기간이 지나 출자전환한다. GM과 산업은행의 지분율을 맞추는 차원이다. 회전대출은 매년 만기 연장 여부가 정해지는 '리볼빙'이다. 조만간 회수될 가능성이 큰 자금이다.

GM은 애초 23억달러(2조5천억원)를 시설자금으로 투입하겠다고 지난 2월 밝혔다. 투입 방식은 유상증자가 유력했다. GM은 그러나 정부와의 협상 끝에 투입 규모를 36억달러로 늘리면서 자금 성격을 출자에서 대출로 바꿨다. 산업은행은 GM 요구로 출자 규모를 5억달러(5천억원)에서 7억5천만달러로 늘렸다.

GM은 한국GM에 대한 기존 대출금 27억달러를 우선주로 전환했지만, 새로 투입되는 자금 36억달러는 대출로 지원한다. 출자전환 조건부 대출을 제외해도 28억달러다. 이 자금에는 연 4∼5%의 이자가 붙는다.

산업은행은 내달 초 나올 한국GM에 대한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중간보고서와 달라지지 않을 경우 법적 구속력이 부여된 LOC를 GM에 발행하고 주주 간 계약서를 작성한다. 계약이 체결되면 '한국GM 사태'는 종결된다. 현재까지 진행된 실사에선 대출금리가 과도하지 않고, GM 본사와 한국GM 사이의 완성차·부품 이전가격도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따라서 대출금리 인하 등 한국 측에 유리한 조건을 더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세부적인 내용 확정을 위한 협상이 진행된다. 협상이 최종 타결될 때까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실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한국GM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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