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은 주식형 펀드 비중을 확대하고 채권형 펀드 비중은 축소하는 쪽으로 재테크 전략을 짜는 게 좋습니다. 시장 변화에 발맞춰 적절히 자산관리를 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성섭 농협은행 개인고객부장(사진)은 올해 재테크 전략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지난 27일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주식시장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최근 2~3개월간은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각국의 보복관세에 따른 불안감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컸지만 요즘 상황이 달라졌다”며 “자산관리 방법으로 주식형 펀드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채권형 펀드 비중을 줄이라는 것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섭 농협은행 개인고객부장 "주식형 펀드 비중 늘리고 채권형은 줄여야 유리"
1991년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입사한 이 부장은 농협은행 남양산지점장, 진해지점장 등을 거친 ‘현장 전문가’다. 농협은행 내부 영업평가에서도 여러 차례 1등을 차지했다. 그는 “현장에서 고객들을 만나 보면 대부분 재테크 전략을 짜는 게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더라”며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결코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재테크 전략을 짤 때는 금리동향을 비롯해 시장 상황부터 살펴보라고 이 부장은 조언했다. 이 부장은 “NH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1.5%에서 0.25~0.5%가량 추가 인상될 전망”이라며 “미국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돼 원자재 가격 상승 또한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식의 금리 인상과 함께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강화 기조 등을 감안하면 향후 부동산 시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정체 또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고 이 부장은 분석했다.

이 부장은 “여유자금은 한 곳에 집중 투자하지 말고 분산투자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리스크는 줄이면서 수익을 늘리는 형태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유자금 1억원이 있다면 5000만원은 안정성을 추구하는 채권형 사모펀드 또는 정기예금으로 넣고, 나머지 5000만원은 주가연동형 펀드에 가입하라는 얘기다.

절세 상품군을 적극 활용하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이 부장은 “비과세 한도가 줄어들면서 절세 상품군이 많이 줄어든 측면이 있지만 최대한 활용하라”며 “비과세종합저축은 64세 이상은 5000만원까지 비과세로 가능하며 그 한도 내에서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 상품으로는 1인당 1억원까지 비과세가 가능한 방카슈랑스를 이용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통해 연말정산 때 소득 혜택까지 받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바쁘더라도 짬을 내 은행 직원 등 전문가와 재테크 상담을 받아보라고도 조언했다. 그는 “건강이 이상하면 의사와 상담해 처방을 받듯이 재테크도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요즘은 은행마다 상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별도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충분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농협은행은 은퇴설계, 자산 포트폴리오 등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NH올100플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부장은 “재테크를 상담할 때는 자금현황이나 보험료 납부 등 자신의 모든 금융사정을 최대한 상세히 파악해서 설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 꾸준히 저축하는 습관도 중요한 재테크 전략으로 꼽았다. 이 부장은 “월급을 받았을 때 일단 저축부터 한 뒤 소비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며 “소비부터 하고 남는 돈을 저축하다 보면 자금이 쌓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상황과 본인의 여건을 고려하면서 지속적으로 자산관리를 해나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