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맥주가 국산 맥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맥주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맥주업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과세표준 차이 때문에 국산 맥주가 '역차별'을 받는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수입 맥주가 국산 맥주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주요 편의점에서 수입 맥주는 4캔 1만 원에 상시 할인 판매돼 캔당 2천500원꼴로 살 수 있지만, 국산 맥주는 1캔에 2천700원으로 할인 없이 판매된다.

대형마트에서 수입 맥주는 6캔에 1만 원에 할인 판매되기도 한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맥주가 수입 맥주보다 더 비싼 이유를 과세표준 차이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국산 맥주에는 제조원가에 주세와 교육세가 붙는다.

주세는 제조원가의 72%이고 교육세는 주세의 30%다.

수입 맥주에는 수입신고가격에 관세가 붙은 원가에 72%의 주세가 붙는다.

국산 맥주의 제조원가에는 판매관리비, 영업비, 제조사 이윤 등이 포함돼 있지만, 수입가격에는 국내 판매관리비와 이윤이 포함돼 있지 않다.

수입업체가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하면 세금을 적게 부담하고 유통 과정에서 가격을 올려 팔 수 있는 구조다.

국내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는 외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사실상 수입가격은 확인이 어렵고 수입업체가 정하기 나름이다"며 "반면 국산 맥주는 모든 거래 과정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 사실상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세금 덕에 국산보다 저렴한 수입맥주 '훨훨'… '역차별'주장도
수입 맥주는 저렴한 가격과 다양성을 앞세워 국내 맥주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특히 최근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문화가 확대되면서 수입 맥주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주요 편의점에서는 이미 수입 맥주의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맥주 수입도 크게 늘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맥주 수입액은 전년보다 44.9% 늘어난 2억6천309만 달러(약 2천811억 원)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