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올 1분기(1~3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차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실적 발표회를 열고 올 1분기 순이익이 432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654억원)보다 43.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2조5622억원으로 2.2% 줄었다. 영업이익은 30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다.

1분기 자동차 판매량(도매 기준)은 64만5495대로 작년 1분기(64만3944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미국 시장 판매량이 9.7% 감소했지만,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는 각각 3.8%, 6.4% 늘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환율 여건이 나빠지고 미국 시장에서 재고 소진을 위해 판촉비 지출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분기 달러당 1150원대에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올 1분기엔 평균 달러당 1070원대로 7% 가까이 떨어졌다.

기아차는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해 2분기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의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량은 작년 3월에 비해 90.9% 증가했다. 기아차는 지난 17일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즈파오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 등 다른 시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중국 맞춤형 모델이다. 즈파오는 3주간 9000대 가까이 사전계약이 이뤄지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 부사장은 “즈파오의 올해 판매 목표는 5만 대”라고 밝혔다. 1분기 현지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38.2%, 22.1% 증가한 러시아와 멕시코 등 신흥국 시장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