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H&A사업본부(가전 담당)와 HE사업본부(TV 담당)가 올 1분기에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LG전자 1분기 영업이익 1兆 돌파… TV·가전 '쌍끌이'
LG전자는 26일 매출 15조1230억원, 영업이익 1조1078억원의 확정 실적(연결 기준)을 발표했다. 2009년 2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H&A사업본부는 5531억원, HE사업본부는 577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기준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영업이익률은 H&A사업본부가 11.2%, HE사업본부는 14.0%에 이르렀다. TV 및 가전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도 최초다. 2009년 ‘초콜릿폰’ 등 모바일 사업을 중심으로 전성기를 맞았던 LG전자가 TV와 가전을 중심으로 체질을 완전히 개선했다는 평가다.

H&A사업본부는 에어컨과 트윈워시 등 기존 주력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의류관리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의 판매도 지난해부터 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도 판매가 늘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4조9239억원을 기록했다.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원화 강세 등 외부 악재를 뚫고 이뤄낸 실적이다.

HE사업본부는 올레드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와 함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의 수혜도 누렸다. 매출은 4조11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10배가 넘는 76.5%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LCD 패널 가격이 강세를 보였던 반면 올해는 패널값이 크게 떨어진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HE사업본부에서 내놓은 가정용 미용기구 ‘프라엘’도 올해 들어 한때 품귀 현상을 빚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매출 2조1585억원, 영업손실 1361억원을 기록했다. 2163억원에 이르렀던 영업손실 폭이 줄었지만 매출도 26%가량 감소했다. 보통 1분기에 내놓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시 시기를 5월로 미룬 결과다. 스마트폰 판매가 줄었지만 마케팅 비용도 감소하면서 매출과 영업손실이 함께 줄었다.

보통 LG전자의 실적은 2분기가 1분기보다 좋다. 에어컨과 냉장고가 성수기에 진입하는 데다 3월 말 출시한 TV 신제품 판매도 본격적으로 실적에 잡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에도 스마트폰 판매다. 새 모델의 출시 시기를 2~3개월 늦춘 만큼 의욕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면 관련 비용이 전체 실적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