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졸음 운전으로 인한 비정상 운행(운전자) ②카메라 인식 운전자 상태 감지(시스템) ③DDREM 작동 후 안전영역 탐색(시스템) ④자율주행 모드로 갓길 정차(시스템) / 현대모비스 제공
①졸음 운전으로 인한 비정상 운행(운전자) ②카메라 인식 운전자 상태 감지(시스템) ③DDREM 작동 후 안전영역 탐색(시스템) ④자율주행 모드로 갓길 정차(시스템) / 현대모비스 제공
졸음운전은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주요 요인이다.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보다 안전한 공간에 정차해 운전자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똑똑한 자동차가 졸음운전을 방지할 전망이다. 심정지 같은 돌발 상황도 자동차 스스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공개한 운전불능상태 지원시스템(DDREM)은 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최초의 자율주행 기술로 꼽힌다. 위험에 빠진 운전자를 구하고, 안전한 곳으로 유도하는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기술이다. 미국자동차기술학회는 자율주행 단계를 레벨0~5로 나누는데 레벨4 이상은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를 의미한다.

차량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 깜빡임과 시선 이탈 여부를 확인한다.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거나 자주 눈을 감으면 졸음운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눈을 움직이는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졸음운전을 판정하는 섬세한 소프트웨어 설계가 필요하다.

졸음운전을 인식한 자동차는 운전자로부터 주행 권한을 넘겨받는다. 자율주행 모드로 스스로 전환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갓길이나 졸음쉼터 등 안전한 곳을 찾아 정차해 사고를 방지한다. 이를 위해선 차량 전방의 카메라·레이더 등 센서를 활용해 안전한 장소를 물색한다. 고정밀지도를 활용해 정확성을 더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차로를 변경하며 정차한다.

현대모비스는 졸음운전 여부나 차량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주행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테스트 등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시뮬레이터는 실차 검증에서 분석할 수 없는 다양한 외부 돌발 상황 같은 정보를 집어넣어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데 활용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주행시험장에서 실차 시험을 했고, 올해 도로에서 기능 검증을 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2021년까지 DDREM 기술 개발을 완료해 선보일 예정이다.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로 시작했으나, 심정지처럼 운전자의 급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형사고를 예방할 기술로 확대할 계획이다.

운전자의 심장박동수는 운전석 시트에 부착된 센서로 측정한다. 현대모비스는 DDREM이 발전하면 갓길에 정차하는 수준을 넘어 자율주행 차량이 가까운 응급실로 직행하는 구급차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CES에서 DDREM을 비롯한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여 현지 언론과 업계 관계자로부터 호평받았다. 이동과 편의성을 강조한 다른 기업들과 달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기업 철학을 자율주행 기술에 녹여냈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융합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미국자동차협회 산하 교통안전재단의 2015년 연구에 따르면 북미에서 졸음운전과 관련한 사망사고는 연간 64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 통행량이 국내보다 월등히 높아 나온 숫자로 풀이된다. 국내 졸음운전 사망사고는 미국에 비해 적다. 교통사고 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1년 중 4월에, 일주일 중 토요일에, 시간대는 오후 2~4시에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말 나들이 행락객이 가장 몰리는 시간이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