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 대기업 호출… 또 군기 잡는 김상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다음달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 만나기로 하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기업을 압박하기보다는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간담회가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추가 주문이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24일 “지난해 간담회는 김 위원장이 기업을 강하게 다그치는 형식이었던 반면 다음달 간담회는 정책 방향에 대한 설명과 업계 애로사항 청취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지난 1년 동안 순환출자를 대거 해소하는 등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한 것에 대해 공정위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다만 김 위원장이 기업들의 지분 매각이나 증여 외에 이사회 개방성 강화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의 개혁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달 10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 등 10대 그룹 경영인과 정책간담회를 연다. 이번 간담회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취임한 이후 대기업 경영인과 세 번째 만나는 자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경영인과의 1차 간담회에서 “재벌 개혁을 위한 자발적인 모범 사례를 보여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롯데를 더한 5대 그룹 경영인과의 2차 간담회에서 “대기업의 개혁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고 다그쳤다. 동시에 대기업 공익재단 전수조사와 지주회사들의 수익구조 실태 점검 방침을 밝히며 본격적인 압박에 나섰다.

이후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나섰거나 추진 계획을 밝힌 만큼 다음달 간담회에서는 공익재단 전수조사와 같은 직접적인 압박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도원/좌동욱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