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2일 장녀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에 대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석태수 한진칼 사장을 대한항공 부회장으로 임명해 전문경영인 체제 경영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회장은 이날 오후 5시께 본인 명의로 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사과문에서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하여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조현민 전무에 대해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하여, 한진그룹 내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할 것”이라며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하여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여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준법위원회 등 경영 투명성 강화 조치 계획도 밝혔다. 조회장은 “앞으로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3월16일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물을 뿌리고 폭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