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순이익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올 1분기(1~3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로 4개 은행 모두 실적이 불어난 가운데 국민은행이 작년에 이어 순이익 1위를 수성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KEB하나은행이 사실상 1위다. 금융지주에선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 규모가 비슷해 앞으로 ‘리딩금융 그룹’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시중銀 1위 쟁탈전 '후끈'… KEB하나, 경상이익 1위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 1분기 69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1위를 차지했다. 서울 명동 사옥 매각 차익으로 1150억원의 일회성 요인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된 덕분이다. 이로써 작년 신한은행을 제치고 9년 만에 ‘순이익 1위’ 자리를 탈환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리딩뱅크 입지를 굳혔다.

1분기에는 KEB하나은행의 약진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간 선두 경쟁이 치열했던 가운데 KEB하나은행이 63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신한은행(6005억원)을 제치고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전년 동기보다 32.2% 급증한 수치로, 2015년 통합은행 출범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국민은행처럼 일회성 요인이 없어 경상이익만 놓고 보면 KEB하나은행이 실질적인 1위다.

올 1분기 55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우리은행도 4위를 차지했지만 이들 3대 은행과 순이익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에 의존하는 비슷한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보니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경상이익 규모 면에서 4개 은행의 순이익 규모가 별반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대 은행이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경쟁적으로 우량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어 2분기 순이익 격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이익 규모는 국민(1조4653억원), 우리(1조3670억원), 신한은행(1조3350억원), KEB하나은행(1조2704억원) 순으로 격차는 1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순이자마진(NIM)은 순이자이익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이 1.71%로 가장 높고, 우리은행이 1.50%로 가장 낮다.

은행들이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부문 수수료 수익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자이익의 20% 안팎에 머문다.

각 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 간 ‘1위 다툼’도 치열하다. KB·신한·하나 등 3개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은 작년 ‘순이익 3조 클럽’에 입성하면서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그룹’으로 올라선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11.35% 증가한 968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일회성 이익(1150억원)을 제외하면 KB금융 순이익은 8532억원 수준으로 신한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8575억원)보다 작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각 금융사의 순이익 격차는 1000억원 안팎에 그친다”며 “일회성 요인이나 충당금 적립액 규모에 따라 2분기에도 1위 다툼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3대 금융지주의 총자산 규모는 KB금융(452조원), 신한금융(433조원), 하나금융(368조원) 순으로 집계됐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