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지속적 발전 위해 '세대생략증여·종신보험' 활용을
‘부자가 삼대를 못 간다’는 속담이 있다. 자산관리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말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세금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상속세는 최고 세율이 50%인 누진세가 적용된다. 상속세 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으면 상속재산의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예컨대 100억원 자산가가 자녀 두 명에게 재산을 상속한다면 상속세로 50억원 정도를 내하고 남은 재산을 25억원씩 상속받게 된다.

같은 형태로 한 번 더 상속이 이뤄진다면 손자의 재산은 10억원을 넘기 힘들다. 가문의 지속적인 발전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처럼 자산가에게는 자산을 형성하는 것보다 자산을 지키면서 자녀에게 효율적으로 이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한발 앞선 자산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가문의 지속적 발전 위해 '세대생략증여·종신보험' 활용을
70~80대 자산가는 상속세를 줄이는 방법으로 자녀에게 사전 증여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자녀도 재산이 늘어 20~30년이 지나면 부모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 경우 세대생략 증여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세대생략 증여란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세대를 건너뛰어 손자에게 재산을 이전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보다 30%(증여가액이 20억원 초과 시 40% 할증) 할증된 증여세율이 적용된다. 예컨대 부모가 자녀에게 1억원을 증여한다면 증여세는 1000만원(증여세율 10%)이 된다. 이를 손자에게 증여하면 30% 할증된 증여세율(13%)이 적용돼 증여세는 1300만원이 된다.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보다 세금이 많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자녀가 다시 손자에게 증여하는 경우 증여세 총액(2000만원)과 비교하면 세대생략 증여가 세금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또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증여세는 10년 동안 합산해 과세하는데, 손자에게 증여하면 자녀에게 증여한 재산과 합산되지 않아 누진세를 피할 수 있다. 자녀는 증여받은 재산이 부모 사망일로부터 10년이 지나야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지만 손자는 5년만 지나면 상속재산에서 제외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음으로 세대생략 상속 시 종신보험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보험료를 내하고 자녀가 사망해 상속이 발생할 때 손자가 사망보험금을 탈 수 있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예컨대 계약자를 부모, 피보험자를 자녀, 수익자를 손자로 설정해 종신보험을 가입한 뒤 부모가 사망하면 계약자를 손자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 경우 세대생략 상속에 해당하므로 부모 사망 시 보험 평가금액에 대해 상속세를 30% 할증해 내야 하지만, 자녀가 대신 연대해 상속세를 내면 손자는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피보험자인 자녀가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손자는 상속세를 절세할 수 있다. 이때 손자는 부모의 상속인이 아니므로 부모가 사망하고 종신보험 계약자를 손자로 변경할 때 종신보험을 손자에게 이전한다는 부모의 유언장이 필요하다. 자녀에게 사전 증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손자에게 세대생략 증여를 한다면 상속에 더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또한 종신보험을 활용한 세대생략 상속을 준비한다면 가문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김희곤 교보생명 강남재무설계센터 웰스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