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디지털뱅킹 이용률(99%)은 아시아 15개국 중 1위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16일 발표한 ‘디지털 소비자 시대의 아시아 뱅킹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99%가 디지털뱅킹 서비스의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중국(84%), 싱가포르(97%), 일본(77%), 베트남(48%) 등 아시아 15개국 중 디지털뱅킹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 금융소비자들이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일상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아시아 15개국의 소비자 1만7000명 대상으로 디지털뱅킹과 핀테크(기술+금융) 등 개인금융 서비스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나왔다.

한국인 10명 중 9명이 2주에 1번 이상 디지털뱅킹을 이용하고, 지난 6개월 동안 1회 이상 e-커머스를 이용하는 ‘액티브’ 디지털 소비자로 조사됐다. 중국(60%) 일본(50%) 싱가포르(80%) 베트남(30%) 등 다른 아시아 국가 대비 액티브 디지털 소비자 비중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디지털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 보다 금융상품을 6.8배 더 많이 가입하고, 1.5배 가량 더 많은 상품을 보유 중이다. 맥킨지 관계자는 “디지털뱅킹 활용도가 높을수록 금융상품도 많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 등 금융사들이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영업 등이 그만큼 가치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금융소비자들의 90%는 점포없는 인터넷전문은행에 계좌를 열 의향이 있고, 자산의 약 40%를 인터넷은행 계좌로 이동시킬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아시아 금융소비자들은 은행 지점을 통한 월평균 거래가 전체 거래의 10~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뱅킹 거래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 싱가포르, 호주, 홍콩 등 선진아시아에서는 월 평균 12.7건에서 14.9건으로 증가했고, 중국을 포함한 태국,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아시아에서는 월평균 6건에서 8.1건으로 늘었다. 맥킨지는 “카카오뱅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은행”이라며 “아시아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로 디지털금융으로 이동 중이고, 지금이 디지털뱅킹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아시아에서는 금융서비스 사이트에 대한 의존도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금융서비스 사이트를 이용해 금융상품을 평가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보험상품 관련 서비스가 가장 빠른 증가율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맥킨지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디지털 뱅킹 시대에 은행들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디지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뱅킹 외 외식·쇼핑·여행 등 다양한 연계 서비스로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