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 수수료 3000원만 받아요"… 정태영 부회장의 '파격 실험'
현대카드가 3000원만 내면 해외송금이 가능한 회원 전용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포화상태인 카드시장에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사진)의 실험이다.

현대카드의 해외송금 서비스는 은행 등 다른 업체 해외송금 수수료의 10분의 1 수준인 3000원으로 저렴한 게 특징이다. 부대비용도 없다. 보통 해외송금에는 전신료, 중개수수료 등 명목으로 적게는 5000원부터 많게는 2만~3만원의 수수료가 들어간다.

송금 한도는 건당 3000달러, 연 최대 2만달러다. 미 달러와 유로, 영국 파운드 등 세 가지 통화로 21개국에 보낼 수 있다. 송금 소요시간도 1∼3일로, 다른 금융권을 이용할 때(1∼5일)보다 빠르다.

송금 절차는 현대카드 앱(응용프로그램)에 접속한 뒤 카드 결제계좌에서 송금 버튼을 누르면 된다. 현대카드는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다음달 31일까지 해외송금 수수료를 모두 면제해주기로 했다.

카드업계에선 정 부회장의 이번 서비스 출시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3년 10월 현대카드 사장 자리에 오른 뒤 다양한 실험을 주도해왔다. 카드번호 대신 고객이 고른 가상의 카드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가상카드번호’와 챗봇 서비스 ‘현대카드 버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취임 당시 업계 꼴찌였던 시장점유율(1.8%)이 현재 업계 3위인 14.3%까지 올라온 건 정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