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기업부채가 세계경제포럼(WEF)이 설정한 임계치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속도를 내고 있어 한국 등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커질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는 99.4%로 집계됐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선 GDP 대비 기업부채의 임계치를 80%로 보고 있다. 한국은 이보다 19.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도 지난해 3분기에 94.4%로 임계치(75%)를 19.4%포인트 넘어섰다.

국가별로 보면 선진국 보다 신흥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2008년 56.2%에서 지난해 104.3%로 48.1%포인트 확대됐다. 선진국은 같은 기간 86.8%에서 91.7%로 커졌다. 신흥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지난해 38.9%에 그쳤지만 2008년과 견줘 19.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선진국(75.7%→76.2%)보다 증가 속도가 빨랐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흥국의 가계 부채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빠른 상황에서 주요국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동참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돼 신흥국들의 신용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