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인천냉동공장에서 고메 함박스테이크가 1차 가열 공정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 인천냉동공장에서 고메 함박스테이크가 1차 가열 공정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지난 13일 방문한 인천 신흥동 CJ제일제당의 인천냉동식품 공장. 돼지고기가 콩 한 톨 만한 큐브 모양으로 잘게 썰려 한쪽에 쌓여 있다. 황석희 생산팀장은 “식감을 살리기 위해 고기를 갈지 않고 통째로 썬다”며 “3~4㎜부터 수㎝에 이르기까지 제품별 특징에 맞게 저마다 다른 두께로 가공한다”고 설명했다.

CJ의 ‘고메 함박스테이크’는 인천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주력 제품 중 하나다. 콩알만 한 돼지고기를 통째로 넣어 씹는 맛을 살렸다. 이 같은 식감 덕분에 2016년 6월 첫 출시 이후 CJ제일제당 프리미엄 HMR(home meal replacement·가정간편식) 전문 브랜드인 ‘고메’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3월까지 고메 스테이크 제품은 470억원어치. 이 중에서 600만 개 팔린 고메 함박스테이크는 최대 히트 상품이다.

고메 함박스테이크가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초창기에는 모양과 맛이 균일하지 않아 공정을 개선하는 데만 수개월을 쏟아부었다. 1년 반 동안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고메 스테이크가 나왔다.

고메 함박스테이크의 핵심은 ‘레스토랑에서 구워낸’ 듯한 맛에 있다. 시중에서 팔리는 기존 스테이크 제품들은 육즙이 적거나 고기 식감이 퍽퍽했다. 제조 과정에서 고온 처리를 거친 고기가 구매 이후 재조리되는 과정에서 육즙을 잃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에 수 분간 데워서 먹더라도 식당에서 갓 구워낸 듯 생생한 맛을 살려야 했다.

CJ제일제당은 파격적인 시도에 나섰다. 고기의 풍부한 식감과 부드러운 육즙을 모두 잡기 위해서였다. 우선 고기를 갈아서 만드는 대신 칼로 굵게 썰어 넣었다. 제품의 겉과 속을 구분해 만드는 기술(이중충진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스테이크 반죽을 하나 한 뒤, 더 큰 사이즈의 외피 반죽을 따로 만들어 작은 반죽을 감쌌다. 만두에서 만두피가 소를 덮어싸듯 함박스테이크에서도 식감을 지켜주는 공정을 넣었다. 이로써 고기 본연의 맛을 유지해냈다.

가열 공정도 짧게 바꿨다. 23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표면을 순식간에 익혀 겉은 단단하고 바삭하게, 속은 촉촉한 육즙으로 차오르게 했다. 달궈진 돌판에 스테이크를 구워내는 데서 착안해 기술 공정으로 구현한 것이다.

고메 함박스테이크는 2016년 약 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8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엔 350억원 달성이 목표다.

인천=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