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법정관리 가능성 예단 안해… 상황 예의주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한국GM의 법정관리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예단할 수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처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너럴모터스(GM) 측이 노사합의 자구안 제출 시한을 오는 20일로 잡고 있는데 산은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산은은 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GM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교섭에 산은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산은은 소수 주주일 뿐이어서 한국GM 노사 문제에 개입할 자격이 없다”며 “개입할 방법도 없고 개입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GM 노조를 만날 계획이 없다는 점도 재차 밝혔다. 이 회장은 “만남을 위한 만남은 잘못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GM에 ‘올드머니’를 투입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올드머니’란 한국GM에 대한 GM본사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GM은 한국GM에 대한 대출금 27억달러(약 3조원)를 출자전환하는 조건으로 2대 주주인 산은이 한국GM에 유상증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GM 본사의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면 그만큼 산업은행 지분율은 지금의 17%보다 낮아진다. 이렇게 되면 ‘비토권’ 행사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최소 20 대 1 비율의 차등감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산은의 계획이다. 이 회장은 “차등감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GM은 난색을 보여 넘어야 할 산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산은이 지난달부터 하고 있는 한국GM 실사에 대한 고충도 토로했다. 그는 “핵심은 ‘트랜스퍼 프라이스’(이전 가격) 문제로 (GM의) 글로벌 전략과 세금 이슈가 연관돼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만큼 자료를 내놓기 힘들어 실랑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0일께 실사 중간보고서가 나와 한국GM 경영 현황의 윤곽이 파악되면 GM 측과 의미있는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GM 협력업체의 ‘선지원 후실사’ 주장에 대해 “그들의 주장이 100%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다”며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