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교섭대표 안전 위해" vs 노조 "우리도 교섭장 녹화"
노조 사장실 무단 점거 사건 이후 갈등 깊어져


존폐 기로에 놓인 한국지엠(GM) 노사의 임단협 교섭이 '폐쇄회로(CC)TV 설치' 문제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당초 이날 오후 1시 30분 2018년도 임단협 제8차 교섭을 열 예정이었지만, 교섭 장소와 CCTV 설치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다 결국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교섭은 부평 본사 회의장에서 열려왔지만, 지난 5일 노조원 일부가 성과급 지급 보류에 항의해 카허 카젬 사장 집무실을 무단 점거한 뒤 사측은 8차 교섭 대표(카젬 사장 등)의 안전 보장을 이유로 CCTV, 복수 출입문 등을 교섭 장소 조건으로 제시했다.

앞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제안으로 결국 노사는 안전이 담보된 중노위에서 8차 교섭을 열기로 하고 이날 오전 단체 이동을 위한 버스까지 준비했지만, 출발 직전 노조가 갑자기 중노위행을 거부했다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본사 회의장이 다시 교섭장으로 거론됐고, 오전 내내 "회의장 CCTV 설치 후 교섭"을 주장하는 사측과 "양측이 모두 캠코더로 교섭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자"는 노조측 입장이 맞서 결국 오전 2시 현재까지 교섭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CCTV 설치 등으로 교섭 대표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교섭을 재개하기 어렵다"며 "오늘은 교섭이 힘든 상황이지만 계속 노조와 협의하며 재개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관례상 임단협 교섭을 녹화한 적이 없지만, 회사가 CCTV를 설치할 경우 노조도 똑같이 하겠다는 뜻을 전달하자 하자 사측이 이를 거부했다"며 "노조 측은 교섭이 열리지 않더라도 교섭장에 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