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의 '에너지토큰' 지급…상반기 앱 출시
"국내 기업·기관과 협력 논의"…세부 계획은 미정
'에너지 아끼면 가상화폐 지급' 에너지 마인 한국 진출
에너지를 절약한 대가로 가상화폐(암호화폐)를 제공하는 영국의 신생 에너지 플랫폼 기업 '에너지 마인'이 한국에 진출한다.

이 회사 오마르 라힘 대표는 11일 강남구 호텔 카푸치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한국에 사무소를 열고, 대기업·대학교·정부 기관 등과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6년 11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출발한 에너지 마인은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1천500만달러(한화 약 16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현재는 에너지 절감 컨설팅과 관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상반기 중 에너지 절감을 위한 가상화폐 보상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플랫폼의 핵심은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인 에너지토큰(ETK)이다.

에너지토큰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제공되며, 에너지요금 결제와 전기차 충전에 활용할 수 있다.

실물화폐와도 교환이 가능하게 한다는 게 에너지 마인의 계획이다.

에너지토큰은 영국 국영 철도기업 네트워크레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됐다.

이를 토대로 에너지 마인은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7월까지 에너지토큰용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어 버전도 함께 출시할 방침이다.

에너지 마인이 영국 외에 사무소를 설치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라힘 대표는 "한국은 전력시장 규제가 점차 완화되고 있고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도입에서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국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

에너지 마인은 장기적으로 개인 간(P2P) 에너지 거래 플랫폼도 추진할 계획이다.

에너지 마인 자문위원인 루퍼트 리즈데일 영국 상원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행동 변화"라며 "사람들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에너지토큰이 에너지 절약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마인이 국내 진출을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에너지토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기관, 기업과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본토인 영국에서도 이제 막 시작 단계다.

라힘 대표는 "토큰 구매자는 주로 지방정부와 대기업이 될 것"이라며 "한국 대기업, 기관 등과 협력을 논의 중이지만 당장 공개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