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의 임직원 자녀 특혜채용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실시한 채용비리 조사에서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의혹을 피했던 신한은행도 결국엔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금감원은 오는 12일부터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등 3곳을 대상으로 임직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을 검사한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금감원 채용비리 신고센터에 해당 3개 계열사에 대한 신고가 접수된 데 따른 조치다.

신한은행은 7영업일,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은 5영업일간 검사한다는 게 금감원의 계획이다.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사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된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 채용의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에는 전·현직 임원 23명의 자녀 24명이 입사했고 현재도 17명이 근무 중이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의 자녀들이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거나 퇴사했다. 현직 대표이사급에선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딸이 신한카드에서 일하고 있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아들도 신한카드에 입사했다가 최근 퇴사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측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채용이 이뤄졌다며 반박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임직원 자녀에게만 가점을 주거나 특혜를 준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한은행이 기존 금감원 검사 때 채용비리 의혹을 피한 것은 인사 관련 자료를 모두 빠르게 파기했기 때문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는 이번 금감원 조사에서 신한금융의 채용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국내 대형 시중은행 모두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모두 채용비리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