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집 주변 연료물질 제거, 소나무 숲과 거리 확보 중요"
산불로 인한 주택 피해, 주변 정리로 막을 수 있다
대형 산불로 소실된 주택은 산불이 확산한 방향에 있고 주변에 탈 수 있는 연료가 많으며, 소나무 숲과 가까울수록 피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해 5월 초 발생한 강원도 강릉·삼척 산불과 지난 3월 말 강원 고성산불 등 대형 산불로 불에 탄 주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9일 밝혔다.

산불로 탄 시설은 산림에 둘러싸여 복사열을 받고 많은 양의 불똥이 떨어지는 지역이었다.

주택 주변의 땔감, 폐지, 부속건물 등의 가연물질이 산불이 났을 때 불이 타오르는 기세와 불꽃을 옮기기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해 소실될 가능성을 높였다.

빽빽한 소나무 숲에서 시설의 피해가 컸는데, 이는 소나무가 송진 등 정유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수관화와 불의 대형화가 쉽고 높은 열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수관화(樹冠火)란 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한 부분만을 태우며 지나가는 산불을 말한다.

숲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피해가 컸는데, 피해 주택 중 90% 이상이 산림과의 거리가 5m 이내였다.

담이 있을 때는 담이 방화벽 기능을 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며, 불연성 건축자재로 만든 주택은 대부분 피해가 없었다.

주택 주변에 넓은 진입로나 차량의 선회공간이 있는 경우도 피해가 작았는데, 산불을 진화하는 차량과 진화 인력 투입이 쉬웠기 때문이다.

윤호중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장은 "주택이나 건축물이 산불로부터 안전한가를 진단해 주변에 가연물질을 정리하고 숲과 건축물 간 이격거리를 두거나 활엽수 등 내화 수종으로 바꿔야 산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