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실적 놓고 시장 전망 엇갈려

2016년과 2017년 연거푸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8일 정유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넘어설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원화 강세와 국제유가가 작년 4분기보다 약세를 보인 점 등이 악재로 꼽히는 가운데 석유화학 시장에서 일부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인 점은 호재로 꼽히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일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3조817억원, 영업이익 8천529억원, 에쓰오일의 컨센서스는 매출액 5조7천464억원, 영업이익 4천170억원이다.

하지만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매출액은 전년 1분기보다 15.5% 증가한 13조1천억원, 영업이익은 21.2% 감소한 7천927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유가 반등 폭이 작년 4분기보다 크지 않아 재고평가익이 전 분기보다 감소하고, 원화 강세로 수출 부문 영업 실적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도 영업이익 추정치를 7천881억원으로 제시하며 "이익이 약세 국면에 진입한 원인은 유가와 환율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 분기와 견줘 정유는 이익이 줄고, 화학과 윤활기유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쓰오일의 경우도 비슷하다.

손지우 연구원은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을 3천596억원으로 추정하면서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치"라며 "정유사업부는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고, 화학과 윤활유는 견조한 추세가 이어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유의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과 윤활유 실적 급증에 힘입어 (전체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영업이익 4천313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2분기부터는 정유업의 수익성 지표로 통하는 정제마진이 본격적으로 개선되면서 정유사업도 호조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의 호황이 가세할 경우 올해 정유 4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8조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

손영주 연구원은 "1분기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재고 관련 이익 급감으로 실적 추정치가 하향하는 추세이지만 1분기 정제마진 호조에 이어 2분기에는 등·경유 호황에 따라 정제마진 초강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정유업이 초호황기 진입에 돌입했다"며 "1분기를 저점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연중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