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투기 규제로 인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투자 선호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프라이빗뱅킹(PB) 고객 사이에서는 부동산 처분과 관련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18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올해의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꼽은 중개업소는 지난 1월(33%)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한 18%를 나타냈다. 설문 대상은 공인중개업소 500곳이다.

PB고객 부동산 처분 문의 급증… 재건축·재개발 투자 관심도 '뚝'
이 같은 선호도 하락은 서울 강남권에서 두드러졌다. 1월엔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 51.9%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답했지만 지난달에는 18.5%만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올라갔다. 서울권에선 1월(32.3%)에 비해 10.3%포인트 상승한 42.6%가, 경기권에서는 1월(24.5%)보다 6%포인트 높아진 30.5%가 신규 아파트 투자를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올해 주택 매매가격 하락을 전망하는 의견은 60%에 달했다. 1월(49.9%)보다 10.1%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부동산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1월(14.7%)에 비해 지난달 두 배를 넘어선 35%를 기록했다.

주택 전세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 비율도 높아졌다. 전국 기준으로 1월(58.9%)에 비해 지난달 17.1%포인트 올라간 76%를 기록했다. 서울은 두 달 사이 29.2%포인트 늘어났다.

국민은행 PB 고객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처분과 관련한 상담 문의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6.4%에 불과했던 처분 문의는 지난달 23.5%로 껑충 뛰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인 자산가들의 주택 매도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정책으로는 부동산중개인과 PB 모두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의 정부 대출 규제를 꼽았다. 부동산중개업소 중 29.3%가, PB 중 26%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시장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