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가 5일 서울 경동시장에 다섯 번째 상생형 매장을 열었다. 상생형 매장은 이마트의 자체상품 전문매장인 노브랜드매장과 각종 편의시설을 전통시장에 입점시켜 상권을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다. 서울에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간 상생형 매장이 들어선 건 처음이다.

‘상생스토어 경동시장점’은 그동안 시장을 찾지 않았던 30~40대 부부와 직장인 등을 전통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이마트는 신관 건물 2층에 노브랜드매장(400㎡)을 운영하고 어린이집 커피숍 도서관 등 각종 편의시설의 입점을 지원했다.

이마트는 신관 2층 전체를 리뉴얼해 기존에 있던 인삼매장 등을 전면에, 노브랜드매장은 뒤쪽에 배치했다. 노브랜드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먼저 거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노브랜드매장은 경동시장에서 이미 팔고 있는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물 등은 취급하지 않는다. 주부들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어린이희망놀이터와 고객쉼터도 만들었다. 쇼핑 도중 아이를 맡기거나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상주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과 동대문구에서 지원해 설립한 ‘작은도서관’도 눈에 띈다. 카페숲은 스타벅스가 오래된 카페를 대상으로 인테리어 개선, 바리스타 교육, 매장 운영 컨설팅 등을 도와주는 자립 지원 프로그램이다. 경동시장이 있는 동대문구도 책 2000여 권을 기증하며 동참했다. 정병규 이마트 사회공헌활동(CSR) 팀장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민관에서 함께 힘을 모으는 방식으로 상생스토어 프로젝트가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0년 문을 연 경동시장은 국내 최대 인삼시장이자 서울의 대표 전통시장이다. 1980년대 전성기를 누린 시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상인들이 떠나 공실이 많아졌다. 신관 건물 공실률은 60%에 달한다.

이마트는 2016년 8월 당진어시장을 시작으로 구미선산시장 안성맞춤시장 여주한글시장 등 총 다섯 곳의 상생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당진어시장의 공용주차장 월평균 이용 고객 차량은 2015년 2153대에서 상생스토어가 들어선 이후 5019대(2017년)로 늘어나는 등 시장 활성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