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금융' 입지 다지는 우리은행, 글로벌·디지털·IB에 주력
순수 민족자본으로 1899년에 설립, 119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은행은 올해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입지를 구축한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연초 경영전략회의에서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일심전진 석권지세(一心前進 席卷之勢)’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해 “모두가 함께 나아가면 불가능도 가능하다”며 “전 직원이 하나 돼 1등 종합금융그룹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결의를 다졌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7대 실천 과제로 △지속성장 기반 확보 △안정적 수익 창출 △자산관리 역량 강화 △글로벌 영업 점프업(Jump-up) △4차 산업혁명 주도 △철저한 건전성 관리 △‘더 큰 금융’ 추진 등을 선정했다.

글로벌 네트워크·IB 확대로 지속성장 이끈다

'1등 금융' 입지 다지는 우리은행, 글로벌·디지털·IB에 주력
작년에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둔 우리은행은 올해도 지속성장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과점주주와 제휴를 강화해 은행·비(非)은행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해 비은행 부문의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가계·중소기업·대기업 대출의 균형 있는 성장과 함께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가계 자산보다는 중소기업 자산을 늘려 수익성 높은 우량 자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이 다져온 기관영업의 강점을 살려 주요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금고의 주거래은행 입지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03년간 맡아온 서울시금고 자리를 올해 수성한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금융 시대를 맞아 우리은행은 위비뱅크, 위비톡 등 비대면 채널을 적극 활용해 신규 고객을 119만 명 유치하고, 법인 유동자금을 확보하는 등 저비용성 예금 기반을 확대하는 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

작년에 이어 연초에도 금융당국이 잇따라 부동산 규제정책을 내놓고 있어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늘려 자산 성장과 이자 수익을 늘리는 데 제한이 있을 전망이다. 이 같은 제약을 감안해 우리은행은 자산관리(WM) 역량을 강화해 펀드, 방카슈랑스, 주가연계신탁(ELT) 등 금융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고객 수익률을 기반으로 영업하고, 고객에게 맞는 맞춤형 상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 인력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국내외 투자은행(IB) 자산 확대와 이종산업 투자 및 제휴 활성화를 통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사회간접자본(SOC), 항공기, 인프라 등 우량 IB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창업·벤처기업 투자 기회를 적극 발굴해 수익 창출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영업은 우리은행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25개국, 301개에 이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네트워크를 글로벌 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글로벌 네트워크를 500개로 늘리고, 부동산담보대출과 우량 고객 신용대출, 할부금융, 신용카드 등을 현지 상황에 맞게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핀테크(금융기술) 역량도 강화해 현지에서 비대면 소매영업을 확대해 나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영업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글로벌 리스크 관리 역량을 획기적으로 제고해 글로벌 부문의 질적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시스템으로 디지털금융 선도

우리은행은 다음달 차세대 전산시스템 ‘WINI(위니)’를 도입할 계획이다.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하면 디지털 기반의 업무를 지원하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도 선제적으로 출시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디지털 신기술을 글로벌 사업에 적용하면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 신기술을 활용해 기업 진단 시스템도 도입했다. 부실 우려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 신용평가 모형을 정교화해 리스크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포용·생산 금융 지원으로 신뢰 회복 주력

우리은행은 채용 등 각종 이슈로 홍역을 치른 뒤 작년 말 ‘더 큰 금융’ 지원 방안을 내놨다. 포용적 금융, 생산적 금융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춰 함께 성장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겠다며 다른 은행보다 발빠르게 실천 방안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서민금융을 전담하는 채널과 조직을 확대한 데 이어 소멸 시효가 완성된 특수채권 소각 등을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벤처기업 지원 펀드의 투자, 보증기관 특별 출연을 통한 중소기업 금융 지원 등 생산적 금융 실천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가계대출 연체수수료 인하나 가계부채의 급격한 변동 모니터링, 금융피해 구제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 ‘신뢰 금융’을 실천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내부적으로는 소통과 혁신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손 행장은 작년 말 취임 후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혁신부’를 신설했다. 이 조직은 ‘혁신태스크포스팀(TFT)’에서 마련한 우리은행의 공감혁신 과제들을 실행 및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경영혁신부 안에 마련된 ‘공감혁신팀’은 영업 현장과 소통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인사와 조직문화 혁신을 실천하고 있다. 손 행장은 앞서 올해 슬로건으로 ‘Woori All Together, All New Woori’로 정하고 “우리 모두가 하나 돼 새로운 우리은행을 만들어 가자”고 주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