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영업일 수 감소에…경상수지 흑자는 반 토막
수출 증가율 1년 4개월 만에 최소
평창 올림픽 효과… 2월 여행수지 적자, 5개월 만에 최소
2월 여행수지 적자가 평창 동계올림픽 영향으로 5개월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72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했다.

그러나 설 연휴가 끼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탓에 경상수지 흑자 폭은 1년 전과 견줘 반 토막이 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2월 서비스수지는 26억6천만 달러 적자였다.

서비스수지는 전월(-44억9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 적자 기록을 작성했다가 적자 폭을 줄였다.

서비스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이었던 여행수지 적자가 전월보다 개선된 영향이 컸다.

2월 여행수지 적자는 14억1천만 달러로 1월(-21억6천만 달러)보다 줄었다.

여행수지 적자는 작년 9월(-13억1천만 달러) 이후 최소였다.

중국인 관광객이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영향으로 미주, 유럽 입국자 수가 증가한 탓이다.

2월 중국인 입국자는 1년 전보다 41.5% 줄었으나 미국(25.3%↑), 유럽 입국자(22.3%↑)는 늘었다.

출국자 수도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출국자 수 증가율이 한자리로 떨어진 것은 2016년 10월(7.5%) 이후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1, 2월 방학 때문에 통상 출국자가 많이 늘어나지만 이번에는 국내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때문에 출국자가 덜 나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여행에서 쓸 돈을 국내에서 썼으니 평창 올림픽이 대외 거래엔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수지 적자 확대에 직격탄이 된 중국인 입국자 수 감소는 3월이 되면 증가로 전환하리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 3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보복조치 본격화로 단체관광이 금지된 이래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다"며 "모니터링 결과 올해 3월에는 전년 같은 달보다 중국인 입국자 수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경상수지는 40억3천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7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는 전월(26억8천만 달러)보다 늘었지만 1년 전 같은 달(81억8천만 달러)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경상수지 전망 등을 고려하면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전년(5.1%)보다 낮아진 4%대로 전망된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는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요건 가운데 하나다.

설 연휴가 끼는 바람에 영업일 수가 작년 2월 22일에서 올해 2월엔 19.5일로 줄어들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탓이다.

상품수지는 59억9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449억5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로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글로벌 교역 회복, 반도체 시장 호조로 수출은 계속해서 늘었으나 영업일 수 감소 탓에 증가율은 0.7%로 쪼그라들었다.

수출 증가율은 2016년 10월(-6.9%)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1, 2월을 합해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8.8% 늘었다"며 "기조적인 수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389억6천만 달러로 역시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한편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2억1천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2억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8억7천만 달러 각각 늘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65억4천만 달러 증가했으나 외국인 국내투자는 26억3천만 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억6천만 달러 증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