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기저효과 가능성 커"…"사드 갈등 동안 유커 여행·소비패턴 변화"
"면세점은 개선 기대"…"중국 현지 마케팅에 긍정적 영향 예상"
화장품, 사드보복 풀리면 꽃길?…"실질적 회복 쉽지 않을 듯"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 조치 해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큰 타격을 받았던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화장품업계는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지 않은 데 따른 기저효과로 실적이 수치상 개선되겠지만, 실질적 성장까지 달성하는 '장밋빛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5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사드 보복이 해제돼도 올해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사드 갈등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4% 감소한 7천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0% 줄어든 6조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3천78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7%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해는 1분기 실적이 그나마 좋았고, 2∼4분기는 실적이 너무 안 좋아 기저효과로 올해 실적은 개선될 수밖에 없다"며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관광객 증가 추세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다시 관광객들이 와도 구매 패턴과 소비 트렌드가 바뀌어 예전만큼 구매할지 미지수"라며 "올해까지는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면 면세점, 백화점 등 관광상권에서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비슷한 전망을 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아직 체감되는 것(회복)이 없다"며 사드보복이 철회돼도 예전처럼 유커(중국 관광객)들이 여행을 올지,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드보복 이전부터 (중국에서) 한국 여행붐이 지나가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한국 여행을 금지한 기간에 중국 내 해외 여행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다른 프로그램들이 개발됐을 텐데 중국 관광객들이 돌아올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중국 내 사업이 좀 더 원활해질 것이라는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전망하는 업체들도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이 부진한 사이 업계 1위를 탈환한 LG생활건강은 '후'와 '숨' 브랜드에 이어 지난해 10월 '빌리프', '오휘', 'VDL'을 중국에 진출시켰다.

사드보복 해제로 국면이 전환되면 중국 현지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후', '숨', '빌리프' 등 5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토니모리는 사드보복이 철회되면 뷰티업계 전반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는 데 문제가 없어져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화장품 유통 전문기업 DMX와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해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체들은 직접 소비자들과 만나지 않는 만큼 체감되는 것이 브랜드들보다 더 없다는 입장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사드 갈등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현실화되진 않은 것 같다"며 "대내외적으로 지켜보는 상황이고, (사드 해빙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 등은 없다"고 전했다.
화장품, 사드보복 풀리면 꽃길?…"실질적 회복 쉽지 않을 듯"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