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의 여유자금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활황에 힘입어 가계가 보유한 돈을 주택 구입에 쏟아부은 탓이다. 반면 세수 호조 덕분에 정부의 여유자금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액은 50조9000억원이었다. 순자금운용은 가계가 예금, 채권, 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자금조달)을 뺀 금액이다.

가계의 순자금운용은 전년(69조9000억원)보다 19조원 감소한 것으로 200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적었다. 한은 관계자는 “신규 주택 구입 확대 등으로 전년보다 순자금운용 규모가 상당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반정부는 순자금운용이 49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원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소득세, 법인세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국세수입(265조4000억원)이 전년보다 22조8000억원 늘어난 덕분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