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STX조선 구조조정은 원칙대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구조조정은 시간을 너무 끌지 말아야 한다”고 4일 밝혔다. STX조선 노사가 자구계획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오는 9일을 넘기면 원칙대로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본지 4월2일자 A1, 5면 참조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차 사회적금융협의회’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9일까지 STX조선이 노사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 등을 제출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가느냐”는 질문에 “이미 밝힌 원칙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달 8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STX조선에 대해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자구안 마련을 전제로 경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다만 한 달 내 고정비용 감축 방안과 자산 매각, 액화천연가스(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선 수주 등의 사업재편 방안이 담긴 자구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STX조선 노사는 9일까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구안에 대해 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최 위원장은 이어 “기업 구조조정은 원칙에 입각해 가급적 시간을 끌지 않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지난달 30일까지였던 해외자본 유치 합의 시한을 지키지 않고 뒤늦게 투표를 거쳐 합의해준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STX 노조가 금호타이어 노조처럼 합의를 미루며 ‘시간 끌기’ 전략을 벌이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열린 사회적금융협의회에서 사회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 금융 공공기관들이 8000억원 상당의 금융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회적 금융은 보조·기부행위가 아닌, 투자·융자·보증 등 회수를 전제로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자활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활동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