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경영진 주식 매입 줄이어…고개 드는 '주가 바닥론'
한화생명 경영진들이 잇달아 회사 주식 매입에 나섰다. 주가가 역사적 하단에 도달했다는 증권업계의 분석에 임원진들의 주가부양 의지가 더해지면서 '주가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3거래일에 걸쳐 한화생명의 주식 1만1000주(0.0013%)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취득단가는 6233원으로, 총 취득금액은 6800만원이다. 여 사장의 보유 지분은 0.0043%에서 0.0056%로 늘었다.

김현철 전무도 지난 2~3월 세 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4000주를 장내 매수했으며, 박진국 상무보도 지난달 30일 39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한화생명 측은 "올해 4연임에 성공한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을 필두로 임원들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회사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며 "경영진들의 주가 부양 의지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차남규 부회장은 지난달 말 4연임을 확정한 후 회사 주식 매입을 공시했다. 1만7000주(0.0020%)를 평균 6190원에 장내 매집했는데 이는 1억500만원 규모다. 차 대표의 지분은 0.0084%에서 0.0104%로 증가했다.

차 부회장은 2002년 총괄전무로 한화생명에 입성한 후 보험영업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1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올해가 4번째 연임이자 단독 대표로는 2번째 연임이다.

차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주식 매수에 적극 뛰어들면서, 내리막길을 걷는 한화생명의 주가도 관심을 받고 있다.

한화생명의 주가는 최근 두 달간 20% 가량 떨어졌다. 지난 1월31일 7500원선에 거래되던 주가는 이달 4일 6000원선을 반납했다.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보유 중인 한화생명 주식(지분 10%)의 보호예수기간이 종료되면서 이를 통째로 매각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오버행 리스크로 한화생명의 주가가 부진을 겪고 있다"며 "예보의 물량 출회 시기와 물량을 짐작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역사적 하단에 이른 만큼 '반등'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오버행이 실현된다면 악재가 해소돼 상승 탄력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예보 관련 오버행은 시장에서도 올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었다"며 "전량 매각방침이 나온다면 불확실성 해소차원에서 차라리 더 나은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오버행이 현실화되더라도 금리 상승과 효율지표의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급 부담으로 인한 주가 하락은 단기간 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화생명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