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대게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주산지인 동해안 수온 상승과 불법 포획 탓이다. ◎이마트 제공
국산 대게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주산지인 동해안 수온 상승과 불법 포획 탓이다. ◎이마트 제공
어획량 감소와 불법 포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산 대게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게 어획량은 1789t로 7년 전인 2010년(2600t)보다 31% 줄었다.

어획량이 줄자 산지 시세는 치솟고 있다.

국내 대게 전국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포항 구룡포 수협에 따르면 대게 1kg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약 40% 뛴 5만5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알이 꽉찬 암컷 대게인 '빵게'의 경우 지난해보다 값을 60%나 더 줘도 물량을 구하기가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게가 자취를 감춘 건 국산 대게의 주생산지인 동해안의 수온이 오르고 있는 탓이다.

국산 대게는 대부분 동해안 일대와 울릉도, 독도 근해, 서일본 근해에서 포획한다.

게 같은 갑각류는 수온이 낮을수록 영양분을 많이 비축해 더 잘 자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게 주산지인 포항의 수온은 전년 대비 1.1도 높은 12.3도를 기록했다.

불법 포획도 대게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매년 30만마리에 가까운 대게가 불법 포획되고 있다.

암컷 대게의 경우 1마리당 보통 10만개의 알을 품는데, 불법 포획으로 알을 낳는 시기를 놓친다는 설명이다.

대게는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정부 주도로 연간 총 허용 어획량이 관리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산지에서 열리는 대게 축제는 규모를 축소하거나 대게보다 흔한 홍게의 비중을 늘려 진행하고 있다.

국산 대게의 빈자리는 수입산이 채우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게 수입량은 6845t으로 2010년(3497t)보다 2배에 가까운 95.7% 증가했다.

이마트는 자취를 감춘 제철 국산 대게를 대신해 러시아산을 공수해 연중 최저가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마리당 900g 내외의 러시아 활대게를 3만9800원에 판매한다.

엄현이 이마트 수산 바이어는 "제철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커지는 만큼 국산 수산물을 공급량이 줄어들며 밥상에 올리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가계 물가 안정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믿고 구매할 수있는 수산물 공급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